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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재벌개혁-경제민주화에 당의 명운 걸 것"

"새누리, 재벌개혁 없는 경제민주화는 허구"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9일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당의 명운을 걸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한 달을 맞이해 연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경제기조를 '재벌특권경제'에서 '민생중심경제'로 대전환하겠다"며 이같은 뜻을 밝혔다.

이날 민주당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법인세법 개정안',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등 9개 법률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 19대 국회 임시 개시일이었던 5월 30일에도 19개 민생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바 있다.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민주화 드라이브'에 맞서 구체화된 공약으로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서민의 마지막 생계 수단마저 재벌의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

이해찬 대표는 "(이날 당론으로 발의한) 이들 법안에는 민주당의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가 집약된 8개 의제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8개 의제로 그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완화 △기업범죄 처벌 강화 △공공부문의 중소기업 보호 강화 △공정경쟁 환경조성 △불공정 하도급 거래질서 개선 △금산분리 강화 △조세정의 실현 △고용안전망 확충을 꼽았다.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 재도입, 재벌총수 사면 제한"

이날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을 보면 재벌의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출자총액제한제를 재도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비리 재벌총수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들어 있다.

우선 민주당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10대 기업에 한해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재도입하고 △순환출자를 금지하며 △지주회사의 행위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놓았다.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을 현행 200%에서 100%로 낮추고,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지분 보유한도를 상장기업은 20%에서 30%로, 비상장기업은 40%에서 50%로 상향조정하고 3년의 유예기간을 줄 계획이다.

금산분리 강화를 위해 민주당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지분 한도를 현행 9%에서 4%로 낮추는 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또 비은행지주회사의 비금융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하고, 비금융주력자는 은행지주회사의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4%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도 내놓았다.

기업범죄의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재벌 총수가 특정경제범죄처벌법 위반으로 유죄를 받았을 때, 징역형의 3분의 2 이상 형기를 채우지 않았거나 집행유예기간 중에 있는 경우에는 사면을 제한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불공정 하도급 거래 질서 개선을 위해서 △하청기업에 손해를 입힌 원청기업에게 손해액의 3배를 배상토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고 △업종별 협동조합에 대하도급 대금의 조정권을 부여하는 내용도 당론으로 확정했다.

'조세정의 실현'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도 내놓았다.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과세표준 구간을 현행 3억 원 초과에서 1억5000만 원 초과로 조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 밖에도 고용안전망 확충을 위해 △파견과 도급의 구별조항을 신설하고 △사용기간 초과 및 불법파견시 고용의제를 적용하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발의했다.

이 대표는 "OECD가 추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3.3% 전망치를 적용하면 이명박 정부 5년간 우리경제는 불과 3.1% 성장했다"며 "김대중 정부의 5.1%, 노무현 정부의 4.3%에 비교하면 정말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런데 35개 대규모 기업집단의 총자산은 672조 원에서 1189조 원으로 76.9%나 늘어났다"며 "이같은 재벌성공시대를 뒷받침한 것은 '부자감세, 재벌특혜' 전략인 MB노믹스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재벌은 사회의 모든 곳을 잠식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서민의 마지막 생계수단마저 재벌들의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대선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위해 당의 명운을 걸겠다"는 다짐은 이런 현실 진단에 기반한 것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 내용으로 "민주당 모든 대선후보가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도록 하고, 두 차례에 걸쳐 제출하는 관련 법안이 반드시 19대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을 향해 "19대 국회에 '재벌개혁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어느 당이 경제민주화를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의 준엄한 평가를 받자"고 제안했다.

그는 "재벌개혁 없는 경제민주화는 허구"라며 "새누리당도 경제민주화에 나서겠다면 재벌 문제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밝혀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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