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에서 국책사업에 반대했다며 강정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제기한 사상 초유의 구상금 청구 소송이 문재인 정부의 소 취하에도 불구하고 마무리 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제14민사부는 정부가 강동균 전 강정마을회장 등 개인 116명과 5개 단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2차 변론을 5일 오후 재개하기로 했다.
당초 박근혜 정부 시절 국방부는 강정주민들의 공사방해 행위로 공사가 지연된 날짜까지 분석하고, 2011년 1월1일부터 2012년 2월29일까지 발생한 손해를 일별로 산출해 금액을 정했다.
피고들이 단일한 조직에 소속돼 공사방해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공사 저지'의 공동 목표를 위해 공사를 방해한 만큼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연대책임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2016년 3월28일 강정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34억4829만원을 지급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방부는 그해 10월25일 열린 첫 변론기일에서 피고측과 합의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강제조정 조항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재판부에 조정을 요청했다. 피고측도 이에 동의하면서 사건은 조정절차로 넘어갔다.
2017년 11월16일 조정기일에서도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재판부는 11월23일 구상권 청구를 취하하는 내용이 담긴 강제조정 결정조서를 원고와 피고측에 송달했다.
민사조정법 제30조(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는 '조정담당판사는 당사자의 이익 등을 고려해 신청 취지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공평한 해결을 위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재판부는 2017년 11월30일 조서를 송달받은 정부가 이의신청 기간인 2주 이내 의견을 제시하지 않자 12월15일 0시를 기해 효력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조서'를 통해 정부는 소를 모두 취하하고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에 대해 상호간 민·형사상 청구를 일절 제기하지 않도록 주문했다.
절차에 따라 개인 109명과 5개 단체는 모두 강제조정이 확정됐지만 당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던 개인 5명과 외국인 활동가, 고인이 된 시민사회단체 간부는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피고측 변호인은 개인 5명을 대리해 강제조정을 진행하고 외국인 활동가와 고인에 대해서는 가족들과 연락해 소송절차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강제조정 과정에서 향후 민사소송 제기 금지 등 조건을 까다롭게 하면서 구상금 청구 소송 완전 종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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