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직원 정례조례의 틀에 박힌 형식을 배제하고 자유롭게 대화하는 형식을 도입해 내부 결속력을 다졌다.
부산시는 31일 오전 9시 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오거돈 시장과 공무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9월 직원 정례조례'를 실시했다.
그동안 정례조례는 시청 1층 대강당에서 국민의례, 공무원 헌장낭독, 시상, 훈시말씀, 문화공연, 부산찬가 순으로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기존 형식을 탈피해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시장과 직원이 동등한 입장에서 자유롭게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오거돈 시장의 공약 중 하나인 탈권위적 현장 중심 시정을 펼친다는 내용을 조직 안에서부터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이날 정례조례는 문화공연과 안마시간, 시장과의 소통시간으로 진행됐다.
먼저 부산시 자치행정과 현재욱 주무관은 "소통은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인 말의 힘도 중요하다"며 오거돈 시장의 '말 더듬기' 극복 방법을 질문했다.
오거돈 시장은 "말 더듬는 것 때문에 학교도 가기 싫었다. 그러나 제 마음속에는 이것을 고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하겠구나 생각하고 학원, 복식호흡, 책 읽기도 했다. 그러다 말을 할 때는 더듬는데 노래할 때는 더듬지 않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공무원을 시작했을 때도 방송국에서 마이크를 줄려고 하면 도망갔다. 그 스트레스는 말도 못 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1993년도에 동구청장으로 나가게 됐는데 지휘부에서 말을 더듬어서 안 된다고 말했지만 1년쯤 지나고 역대 최고의 청장으로 기억 속에 남게 됐다"며 "그 후에는 무슨 일을 해도 제가 하는 일에 자신감이 붙고 나니 말 더듬는 게 없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부산시 노인복지과 장영주 전문관은 "5년 6개월째 근무하면서 너무 관심이 없어 이 산업은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3년 전부터 관심을 가지면서 최초로 300억짜리 국비사업을 유치하게 됐다"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긍심을 가지게 됐는데 시비가 반영이 안 돼서 시장님이 팍팍 밀어주시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오거돈 시장은 "바로 이런 모습이다. 우리 부산시가 잘되려면 이런 모양이 한 분 한 분 만들어져야 한다. 시장으로서 여러분들이 일하고 싶어하고 일에 보람을 느끼게 하고 싶다"며 "2만여 명의 공무원이 시민들을 위해 뛰고 있는데 열심히 하는지 시장은 다 모른다. 오로지 한 분 한 분의 자세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이날 정례조례는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시장 공무원들이 허심탄회한 소통의 장을 만든 점에서 내부 결속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많은 공무원들이 참여했음에도 시간이 30분밖에 편성되지 않아 많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아쉬운 점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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