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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기 '예측된 이변'인가? 강기갑 '역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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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강병기 '예측된 이변'인가? 강기갑 '역전'인가?

26일 나올 '비례대표 선거' 2차 진상조사 결과보고서가 미칠 영향력은?

통합진보당의 당직 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비례대표 선거 부정' 사태 이후 맞는 당직 선거가 25일 온라인투표를 시작으로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30년 지기의 맞대결이면서 동시에 '위기의 통합진보당'의 앞날을 그리는 출발점이 될 선거다. 앞으로 일주일,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어떤 미래를 선택할까?

표 계산 해보면…"강병기 후보가 다소 유리"

현재 판세로만 놓고 보면 강병기 후보 측이 '49: 51' 수준으로 다소 앞선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이는 당권자들의 숫자만을 분석해 본 결과다.

양 측이 계산할 수 있는 표가 모두 모인다고 가정했을 때, 울산연합과 옛 당권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강병기 후보는 1만2000명~1만3000명이 예상된다. 반면 인천연합 등 신당권파의 지지를 업은 강기갑 후보는 1만1000명~1만2000명으로 강병기 후보에 비해 1000~2000표 가량이 뒤진다는 얘기다. 이 계산대로라면, 당 안팎으로 공격이 집중되고 있는 '옛 당권파'와 손을 잡고도 당 대표에 선출되는 '이변'을 강병기 후보가 무난하게 일으킬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양 측 모두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5만8000여 명의 당권자 가운데 두 후보 측의 손에 잡히는 사람은 기껏해야 최대 2만5000명에 불과하다.

투표권이 있는 당원의 절반이 투표한다고 가정할 때, 4000표가 어디로 갈지 "정말 모르겠다"는 것이다. '초박빙'의 선거라면 작은 변수가 결과에 미칠 영향도 막대할 수 있다. 어느 후보가 자신의 지지자들을 최대한 투표로 이끌어내는가가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것이다.


▲ 통합진보당 새 대표 선거에 나선 강기갑, 강병기 후보. ⓒ프레시안
이정희, 박영재 당원 영결식에서 강기갑 '정면 겨냥'

강병기 후보를 밀고 있는 옛 당권파(경기동부연합 + 광주전남연합)로서는 지난 24일 영결식이 치러진 박영재 당원의 사망이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

박 씨가 조준호 진상조사위원회의 '선거 부정' 조사결과 및 그에 따른 중앙위원회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분신했고, 끝내 지난 22일 세상을 떠난 것은 옛 당권파와 맞서 '비례대표 총사퇴'를 주장했던 이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와 이석기 의원도 24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통합진보당 당사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직접 무대 위에 올라 조사를 낭독하며 전선을 분명히 그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당을 보수언론의 눈높이에 맞추고 노동자 농민을 멀리하는 것이 어찌 혁신이냐"고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전 대표는 "축출과 분열로 어떻게 통합을 완성할 수 있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옛 당권파 "조준호 보고서 허위 증명" vs. 강기갑 측 "물타기? 짜고 치는 고스톱?"

26일 발표될 예정인 2차 진상조사보고서가 하루 앞서 한 언론에 보도된 것도 옛 당권파는 선거전 활용에 들고 나왔다. 동일 IP에서 100% 득표가 나온 후보들의 이름이 거론된 해당 기사를 놓고 옛 당권파 인사인 오병윤, 이상규 의원은 "조준호 진상조사보고서는 도둑이 매를 든 허위 날조 보고서임이 증명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두 의원은 "조준호 보고서는 진범을 숨기기 위해 무고한 사람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운 제2의 유서대필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핵심 논리는 동일 IP에서 무더기 표가 나온 후보는 논란의 중심인 이석기 의원 외에도 많았으며, 그 비율도 다른 후보가 더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25일 언론에 보도된 2차 조사보고서가 전체 보고서의 내용을 담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통합진보당 이정미 대변인은 "26일 예정된 중앙위원회 전까지 절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합의한 터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강기갑 후보 측은 "더 큰 부실과 부정을 가리기 위한 사전 물타기는 아닌지,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강 후보 측 박승흡 대변인은 "하루만 지나면 모든 사안이 가감 없이 국민 앞에 보고될 것이며 설령 신문 보도만 놓고 보더라도 1차 진상조사보고서를 재확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차 진상조사 보고서, 강병기 후보에게 득일까 실일까?

양측이 이처럼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2차 조사 결과가 당직선거에 미칠 파장 때문이다.

특히 강기갑 후보 측은 현재 뒤쳐진 판세를 뒤집을 역전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승흡 대변인은 "2차 조사가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라는 1차 조사 결과를 뒤집을 내용은 아닐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2차 조사가 1차 조사 결과를 뒷받침해 줄 경우, 옛 당권파의 지지를 받으면서 동시에 '국민적 눈높이'에 맞춰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자진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강병기 후보의 스텝은 꼬일 수밖에 없다.

강병기 후보는 이날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사 결과가 실제 생각하는 것보다 좋지 않게 나온다면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 두 분이 정치적 책임 소재가 명확하다면 당연히 우리 당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강병기 후보는 "(출당과 제명)까지 포함된 그 어떤 조치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2차 조사가 나온 뒤에 보자'던 기존 입장에서 다소 구체적이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강병기 후보가 2차 조사가 발표된 이후 '이석기, 김재연 제명'을 주장하게 되면 옛 당권파 입장에서는 표를 던질 '동지(同志)'가 사라지게 된다. 강기갑 후보와의 거의 유일한 차별점이 무너져내리기 때문이다.

강병기에 몰리는 옛 당권파 결집력은?

강병기 후보는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와 구당권파를 동일시하거나 아니면 지원과 협조라는 표현으로 말하고 있는데 실제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기갑 후보를 대표로 모시고자 하는 분들이 구당권파를 너무 몰아붙였기 때문에 자신을 몰아붙이는 세력에 투표하고 지원할 수 없어" 자신을 지지하는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이는 역설적으로 강병기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이른바 '옛 당권파'의 표 결집력이 예측보다 느슨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산하 10개 산별노조 위원장은 25일 '강기갑 지지' 선언을 내놓았다.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등 10개 산별노조 대표자들이 강기갑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이다.

'조직적 열세'를 딛고 강기갑 후보가 역전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옛 당권파가 지지하고 있는 강병기 후보가 '이변 아닌 이변'을 일으킬 것인가, 통합진보당의 새 대표는 29일 밤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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