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북 간 교착 상태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훈련에 돈을 쓸 이유가 없다며 매티스 장관의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각)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백악관의 성명을 게재했다. 이 성명에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라고 믿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많은 돈을 지출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인식은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같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게임(war game,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 전쟁게임에는 많은 돈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미현합군사훈련이 '비용'의 문제고 이를 절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발언은 일각에서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의 신호로 해석됐다. 이와함께 국내 정치용으로 '재정 절감'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후 이같은 인식을 수차례 강조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귀국한 트럼프는 6월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미연합훈련중단이 "엄청난 돈을 아낄 수 있다(We save a fortune)"고 썼다. 또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우리가 (북한과) 신뢰를 갖고 협상하는 동안에는 전쟁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훈련 중단은 없다"는 매티스 장관의 발언이 나온 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 직후 했던 발언을 다시 꺼내든 것은 주목할만 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되는 등 미북 간 협상이 정체되고 있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간 협상에 여전히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북한에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다만 이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하면 일본, 한국과 즉시 군사 훈련을 다시 할 수 있다"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 훈련은 어느 때보다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북한과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이유가 중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동시에 중국이 북한에 자금과 연료, 비료와 다른 공산품들을 포함해 상당한 원조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간 무역 분쟁이 파국으로 치닫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성명은 "미·중 무역 분쟁 등은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에 의해 결국 해결될 것"이라며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강력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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