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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 'ATM 증여 신공'... 금수저 천태만상 탈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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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 'ATM 증여 신공'... 금수저 천태만상 탈세 사례

부동산 과열에 칼빼든 국세청 ...문재인정부 들어 6번째

'금수저'들이 증여세를 제대로 내지 않은 채 거액의 증여를 받아 고가의 아파트를 청약하거나 매입했다가 국세청의 세무조사로 적발돼 상당한 추징을 당한 사례들이 공개됐다.

29일 국세청이 발표한 사례 중 가장 화제가 된 것은 'ATM 증여'였다.

한 자산가는 아들(35)에게 고가의 아파트를 사주기 위해 증여를 하고 싶었지만 증여세를 내지 않기 위해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 냈다.


부자가 사이좋게 직접 은행을 찾아가 아버지는 ATM기기 등으로 자신의 계좌에서 현금을 뽑아 아들 계좌에 재입금하는 방법을 통해 계좌이체에 따른 추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요즘 국세청에는 인공지능(AI)급 최첨단 전산망이 구축된 것을 모르는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이제 국세청 전산망은 "어떻게 이런 것도 알아내 수 있는 거지"라고 탈세자들이 혀를 휘두를 만큼 '수상한 입출금 흐름'도 잡아낸다.

이 자산가는 아들과 함께 오랜 기간에 걸쳐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인출 재입금'을 반복했고, 마침내 아들은 이렇게 받은 돈으로 10억 원대의 신도시 아파트를 매입했다. 결과는 아들이 수억 원의 증여세를 추징당하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호텔을 경영하는 자산가 어머니가 아들 명의로 상가 한 채를 계약하면서 직접 매도자에게 현금으로 잔금을 치러, 거래 기록이 추적당할 위험이 있는 계좌 이체를 피했다. 이런 수법 역시 억대의 증여세를 추징당했다.

10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수십 억원의 예금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포착되어 증여세를 추징당한 사례도 있다.


▲ 29일 '금수저 증여세 탈세 사례'들을 공개하며 문재인 정부 들어 6번째 부동산 세무조사 대상을 발표하는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 ⓒ국세청

"부동산 가격 상승 지역 중심으로 선정" 경고


국세청은 이날 이러한 추징 사례들을 공개하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해 8월 이후 6번째 '부동산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7일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정도로 부동산 투기바람이 거세지자 국세청이 다시 부동산 시장 '군기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지난 5차례의 기획세무조사로 1584명에 대해 2550억 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에는 주택취득자금을 편법 증여받은 연소자,자금출처가 불분명한 다주택자 등 부동산거래관련 탈세혐의자 360명과 고액금융자산 보유 미성년자 등 146명이 포함되었다.

이번에 세무조사 대상에 선정된 사례들도 흥미롭다. 가장 주목받은 사례는 연간급여 5000만 원인 20대 중반 사회초년생이 서울 소재 아파트를 33억원(전세금 14억원)에 취득한 것이다. 국세청은 의대교수인 아버지로로부터 편법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사례도 있다. 특별한 소득이 없는 30대 초반으로 서울 소재 아파트 2채를 32억 원에 취득한 것도, 사업을 경영하는 아버지로부터 취득자금을 증여세 한 푼 내지 않고 증여받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직업과 재산이 없는 19세 미성년자가 청약과열지역의 분양가 14억 원 아파트에 당첨된 것도 아버지로로부터 편법 증여 또는 명의신탁 혐의로 조사 대상이 됐다. 근로소득 4200만 원 이외 다른 소득 없는 20대 후반인데 아파트를 한 채 갖고 있으면서 청약과열지역 분양가 13억 원 아파트에 당첨된 사례도 편법증여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법인 자금을 빼내 법인 대표와 배우자 공동명의로 23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사고 증여세 신고를 누락한 경우, 소득도 없으면서 고가주택 2채를 45억 원에 취득하며 대출 20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사업가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은 경우 등 "이런 짓을 하고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나"라고 의아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사례들도 다수가 있었다.

이동신 국장은 부동산 관련 탈세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대상 선정 기준에 대해 "부동산 가격상승지역 중심으로 했다"고 밝혀 이번 6차 부동산 세무조사 역시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발맞춘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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