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측, 공식 출마선언 다음은 '안철수 압박'?

문성근 "모바일투표, 안철수도 불리하지 않아"

공식 출마선언 후 본격적인 대선 주자 행보에 나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 측이 우회적으로 '안철수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김두관 경남지사나 손학규 전 대표 측이 문 의원을 겨냥하는 듯한 모습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당장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세력을 뺏어오지 못한다면, 범야권 내부의 순위 경쟁은 '제로 섬' 형태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고문을 지지하는 '친노그룹' 인사들이 18일 잇따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거론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이날 '모바일 국민경선 제도의 법제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교수를 향해 "모바일 완전국민경선 방식이면 어떤 후보에게도 유불리 없이 전 국민의 뜻이 가장 정확히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근 고문은 "대선 이후 정당 혁신은 민주정부의 성공적 운영에도 필수"라며 "(안철수 교수의) 결심 과정에서 이 제안을 함께 고려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모바일 투표가 가능한 완전국민경선제도가 될 경우, 함께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자는 제안인 셈이다. 민주당에 들어와 이른바 '원 샷 경선'에 동참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안 원장이 조기 입장해 당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을 극히 낮게 보고 있다.

한완상 "안철수, 발광체 아니지만 새로운 역사 쓰는데 동참할 수 있어"

문재인 예비후보의 외각조직 '담쟁이포럼' 대표인 한완상 전 부총리도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문재인 후보나 김두관 지사나 경쟁에서의 승리자가 안철수 박사와 정책연대를 한다면 틀림없이 12월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안철수 교수의) 인기는 한낱 물거품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안 박사가 인기의 빛을 자기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기를 발광체라고 생각한다면 인기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당시 안 원장이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한 전례를 언급한 한 전 부총리는 "(안 교수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여는 데에 동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친노 인사들의 이같은 발언은 손학규 상임고문 등 민주통합당의 다른 대선주자들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문재인 후보에 비해 지지율 면에서 다소 뒤쳐져 있는 손학규 고문은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손 고문은 18일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에도 "두 번 세 번 강조하지만, 지금 우리가 최선을 다해 능력을 키우고 민주당이 하겠다고 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민주당 가지고 안 되겠다는 것은 그때 가서 할 얘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