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공적 노후소득, 100만 원은 돼야 낯부끄럽지 않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공적 노후소득, 100만 원은 돼야 낯부끄럽지 않다

[민미연 포럼] '연금 불만과 노후 불안', 해소하려면?

"국민의 강력함은 약자의 복지를 척도로 평가되는 것임을 인식하면서, 이하의 헌법을 제정한다."

스위스 연방 헌법 전문(서문)에 새겨진 문구이다.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는 "한 사회가 얼마나 위대한가는 그 사회가 가장 궁핍한 이들을, 가난밖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냉정하게, 아니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우리 사회는 어떻게 평가될까?

대단위의 노인 빈곤은 우리의 오랜 그늘이다. 신체 능력이 저하된 노인 세대는 사회약자군의 전형으로, 공공의 지원이 부족하면 치명적인 빈곤에 직면하기에 십상이다. 그럼에도 공적연금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공방은 헛다리 짚기에 골몰한다. '모든 노인에게 공적 노후소득이 최소 얼마가 보장돼야 노후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는가', '이를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결한데 그 분담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노인 정책에서 꼭 있어야 할 논의는 실종되어 있다.

노후 선진국의 핵심 원칙들을 확인해보자. 무엇보다, 최소액의 공적 노후소득은 풍족하진 않더라도 반드시 취직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지급돼야 한다. 한국으로 치면 독거노인의 경우 '최소 80만 원 + α'의 금액이다. 여기서 '+ α'는 주택수당의 제공이다. 이를테면 스웨덴의 기초연금(최저보장연금 Guaranteed Pension) 최고액은 세후 기준 평균소득 대비 28%로 덴마크(44%), 노르웨이(41%) 등 이웃 북유럽 국가보다 꽤 부족한데, 주택 및 소득에 따라 달라지는 노년용 주택수당(비노년용 주택수당보다 지급 수준이 높으며 기초연금 등 대부분의 복지급여와는 달리 비과세이다)이 더해지면, 평균소득에 대비한 최소한의 공적 노후소득이 서로 비슷해진다. 단순히 기초연금이나 국민연금의 액수가 아닌, 공적 노후소득의 최저치에 대한 합의 과정과 공감대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북유럽 국가의 세후 공적 노후소득의 명목적인 최저액은 세후 평균소득의 약 45% 안팎으로 대동소이하다. 필자가 스웨덴 통계청 기준의 세전 평균임금으로 계산해보니, 국민연금이 전무한 스웨덴의 독거노인은 세전 평균임금 대비 25%를 기초연금으로 수령하고, 이 가운데 12%를 실제 소득세로 납부한다. 기초연금을 100만 원 받았다면 소득세로 12만 원을 내는 것이다. 고령자용 주택보조금의 상한선은 평균임금의 15%인데, 2014년 기준 실제 지급된 보조금의 평균은 평균임금 대비 7.6%였다. 결론적으로 스웨덴의 '기초연금 + 노인 주택수당'의 세전 최대액은 세전 평균임금 대비 40%이고, 실제 '기초연금 최고액 + 노인 주택수당'의 지급액 평균은 평균임금 대비 32.6%로 계산되었다.

▲ 공적연금 강화국민행동 소속 회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8년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민연금 제도 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에서 침묵시위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평균임금 및 세금, 물가 등의 기준이 달라 한국에 직접 대입하기는 어렵지만, 못해도 100만 원 내외의 공적 노후소득이 보장돼야 '낯부끄럽지 않은' 공적연금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회가 진짜 강력한 국가이고, 강인한 도덕성을 가진 공동체이다. 그리고 당연히 이 수준의 노후복지에서는 기초연금 수령자도 어엿한 소득자로 소정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 정도 액수라면, '때마다 해외여행은 못 가더라도, 선뜻 호사스러운 취미를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인생 끝 무렵에 비참하게 살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국민 모두에게 심어줄 수 있다. 노후 불안은 내 연금만, 내 적금만 챙긴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다. 내 노후는 어찌어찌 대비한다고 해도 부실한 노후복지 속에 궁핍한 노인들이 산재해 있다면, 불안감은 절대로 가시지 않는다.(사실, 위에서 언급한 수준의 노후소득이 기본적으로 제공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진부한 일상이 되면 그 이상을 원하게 되고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이를테면, 기초연금과 주택수당만을 수령하는 스웨덴의 저소득층 할머니들이 살기 힘들다며 연금 인상 시위에 나서기도 한다. 한국 입장에서 '웃픈' 장면은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여름 별장을 팔아야 했던 한 할머니의 뿔난 목소리다.)

공적 연금 또는 공적 노후소득의 대원칙은 '모든 노인에게 보장되는 그 최소액이 준수하고 인간다운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원칙을 지키는 것은 인간의 도리일 뿐 아니라, 노인 세대는 물론 현역 세대의 삶의 질까지 획기적으로 증진시킨다. 정말로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바람직하다고 믿는 이들이라면, 그에 대한 확신을 갖고 곤궁한 노인들을 위해 당장 나부터 세금을 더 내겠다고, 우리 다 같이 힘을 모으자고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자격은 오직 소수의 부유층에게 '찔끔' 허락될 뿐이다.

종종 우리는 정치인, 연예인,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작은 실수에도 죽일 듯이 달려드는, 마녀사냥도 서슴지 않는 도덕성 심판을 목격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사회약자를 제도적으로 충분히 지원하는 일과 같이 실로 우리에게 필요한 도덕성은 모두가 외면하고 있음을 때때로 인지한다. 이처럼 무분별한 도덕성의 분출은 최근의 국민연금 논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민연금과 전혀 무관한, 눈앞의 노인빈곤이 극심한데도 즉각적인 증세와 기초연금의 대폭 확대를 백안시하고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나 무려 70년 뒤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기금 소진 논쟁에 힘을 쏟는다. 부패지수나 투명성 등 국가 전반의 도덕성까지 우수한 나라들, 소위 복지선진국에서 한국처럼 노후복지를 대하는 부도덕한 정치세력이 존재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한국은 정치인이건 국민이건, 지식인이건 언론인이건 다들 도덕적 하자를 공유하니, 과연 '헬조선'이다.

인간은 다면적이므로 단지 도덕이나 이타성에 천착하는 사회제도는 성공하기 어렵다. 또한 공적 연금의 재정 안정도 중요한 목표임이 분명하다. 스웨덴의 (공적) 연금체계에는 이를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있다. 일례로, 기초연금은 국민연금의 수령액에 연동하여 국민연금을 많이 받을수록 차감되며, 고액 수령자는 기초연금을 받을 수 없다. 단, 오직 국민연금 수령액에만 연동하고 다른 소득이나 자산, 가입 기간 등은 무시한다. 2014년 기준 완전기초연금(기초연금 최대액)의 1.44배를 넘는 국민연금을 수령한다면 기초연금의 수급 자격을 상실하는데, 여성은 44%, 남성은 84%가 기초연금 예외자이다. 오래 내고 많이 내는 국민연금이 자리를 잡고(스웨덴의 국민연금 보험료는 급여의 18.5%로 한국의 두 배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활성화됨에 따라 기초연금의 수급률은 지속적으로 하향 추세이다. 한편, 완전기초연금을 받으려면 40년의 EU 및 EEA 내 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기간이 모자라면 1년마다 40분의 1씩 감액된다. 기초연금을 수령하지 못하거나 너무 조금 받는 이민자 노인에게는 완전기초연금의 68%와 노인용 주택수당이 보장된다. 스웨덴 노인 중 1%가 이러한 고령층 기초생활지원 대상자이다.

국민연금의 수령액과 연동되는 기초연금의 차감과 미지급은 전체 재정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이때 국민연금을 더 받는 노인의 전체 공적연금액이 더 많아지도록 설계하는 것은 현역 세대의 노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당연한 조치이다. 취직하여 수입이 있어도 기초연금이 줄지는 않으므로, 구직 의사가 있는 노인은 이에 대한 동기부여를 저해 받지 않는다.(많은 이들이 잘못 알고 있지만, 북유럽 복지국가는 노동참여를 진작하는 온갖 장치들로 가득 찬 사회이다.)

기초연금의 차감은 비교적 적은 금액의 국민연금 수령자들로 하여금 반감을 자아낼 수 있다. 이때에도 국민연금 이외의 예금, 개인연금, 부동산 등 일체의 자산 및 소득을 배제하는 기초연금의 수급 조건이 완충재 역할을 한다. 모아놓은 자산이 좀 되고 국민연금은 고만고만한 기초연금 수급자의 경우, 종합적인 재산 및 소득에서 자신보다 기초연금을 더 받는 하위층 노인보다 우위에 서게 되므로 더 적은 기초연금에 대한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기초연금에서 아예 제외된 노년층은 스웨덴 특유의 직역연금(한국으로 치면 퇴직연금)으로 노후소득을 보충한다. 스웨덴은 산별노조가 광범위하게 발달한 국가답게 노사 간 협약에 따른 직역연금의 가입률이 90%를 상회하여, 공적 연금에 준하는 수준이다. 요율은 협약에 따라 3~10%가량이며 전체 노후소득 중 15%를 구성하고 55%의 국민연금 다음으로 높은 위치에 있다. 국민연금이 기초연금의 1.44배를 넘으면 기초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어찌 보면 역차별적인 연금제도를 시행하지만, 이를 마냥 받아들일 만큼 사람이 이타적인 면모만 가진 것은 아니어서 직역연금을 통해 각자의 노후를 챙기고 있는 셈이다. 스웨덴 국민 다수에게 알토란같은 직역연금은 노동 및 노조에 대한 동기부여를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

여러 연구자 및 국제기구들이 높이 사는 스웨덴 국민연금의 기술적 특징은 자동안정화 장치이다. 기금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령화 비율이 상승하거나 경제성장률이 저하되면 현 노인세대의 국민연급 지급액이 자동으로 줄어든다. 실제로 2008년 미국 발 세계 금융위기 이후 몇 년간 감액 조치가 발동되었다. 이 같은 안정화 제도로 인해 스웨덴 국민연금은 절대로 파탄 날 수 없게끔 설계되었다고 평가하는 학자들도 있다. 한국 국민연금의 미래 안정성을 위해, 또 고령화의 급진을 야기하는 출산율 급락은 기성세대의 일원인 노인 세대의 책임도 막중하므로, 조건부 국민연금 감액 장치를 한국도 고려할 만하다. 단, 이것은 공적 노후소득을 최소한 80만 원 이상으로 정상화시키기 위해 한국 정치와 국민이 증세에 합의할 때나 생각해볼 일이다. 연금의 기초가 부실한 상황에서는 어떠한 개혁도 공적연금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이상 스웨덴의 (공적) 연금체계를 중심으로 노후복지의 원리들을 살펴보았다. 약 100만 원에 이르는 공적 노후소득의 최저액을 보장한다는 대원칙하에 노동에 대한 동기부여, 재정 안정성, 중산층의 더 많은 노후소득과 같은 주요 원리들이 녹아들어 있다. 국민연금을 감액하는 자동안정화 장치는 기금의 안정성을 높일 뿐 아니라 그만큼 젊은 세대의 부담을 줄여 세대 간 형평성 제고에도 기여한다. 또 이는 한국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내기만 하고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만과 불안도 상당 부분 상쇄시킨다. 한국은 이러한 노후소득의 보장 원칙 중에서도 가장 기초가 되는 '공적 노후소득의 최저액 정상화'와 이를 위한 '보편증세' 논의를 저버린 채(중요하긴 하지만) 부차적인 요소들로 날을 세우고 있다. 이래서는 백날이 지나도 연금 불만도, 노후 불안도 해소될 수 없다.

노후 불안을 최소화하려면 연금뿐 아니라 전체 복지와 산업구조 및 노동시장 개혁의 큰 틀이 필요하다. 예컨대, 노후복지를 연금에 집중하는 나라들은 OECD 최대 수준의 공적 연금을 지출하면서도 대부분 부정적인 결과를 얻는다. 남유럽이 대표적이다. 반면, 연금 지출액은 줄이더라도 고령층을 위한 대인서비스 복지 일자리에 세금을 투자한 나라들은 긍정적인 성적표를 거머쥔다. (핀란드를 제외한) 북유럽 국가군은 공적연금의 GDP 대비 규모가 OECD 상위권보다는 상당히 처져 있다. 단순히 봐도 그렇고 비슷한 고령화 국가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은 (핀란드까지 포함해) 고령층에게 긴요한 보조서비스에 OECD 최상위권의 세금을 투입한다. 거동이 불편해진 고령층에 대한 갖가지 생활보조는 그냥 두면 방치되거나 보통 여성이 떠안게 된다. 이 같은 가정 노동을 평균 언저리의 임금 일자리로 전환하는 공공복지 투자는 고용 창출의 대안이자, 인재풀을 최대한 넓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방안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진을 기반으로 남성의 돈벌이 부담을 완화하고, 이와 맞물려 노동시간 및 임금격차를 축소하는 것이 한국보다 앞선 국가들의 작동 원리이다. 공적 연금은 물론 노동연령층에 대한 여러 현금지원을 줄이되(물론 한국은 늘려야 한다), 보육을 비롯한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그 재원을 투입함으로써 일자리와 경제 활력을 제고하는 증세와 복지 정책에 대한 논의,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덧붙여, 튼튼한 노후복지는 의료복지의 강화로 완성된다. 이타성과 세속적 물욕을 아우르는 공적 노후소득, 공공이 책임지는 양질의 저렴한 대인서비스 복지 그리고 의료복지의 삼박자로 노후복지의 짜임새를 갖춘다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형평성 논란을 빚는 일부 직종의 공적 연금을 짚어본다. 일단, 공무원연금의 평균 지급액은 2017년 기준 240만 5000원이고 사학연금은 262만 6000원이다. 군인연금은 2015년 기준 249만 5000원이다. 가입자 수와 수급자 수는 차례대로 112만 명 / 47만 6000명, 32만 4000명 / 6만 9000명, 18만 7000명 / 8만 7000명이다. 국민연금과는 요율, 실제 납입되는 보험료, 납입기간 등이 다르므로 단순 비교는 불가하다. 한데 직관적으로는 노후가 풍요로운 것도 좋지만 좀 많다는 생각도 든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경우 자체 보험료만으로 지급 보장이 되지 않아 국고 보조가 이뤄지고 있고, 사학연금도 십수 년 내에 그렇게 된다는 추계가 있다.

상기 특정 연금의 요율 및 납입보험료 대비 실수령액을 타 국가들의 유사 공적 연금과 직접 비교하면 좋겠지만, 그런 자료는 찾기 어렵다. 공무원연금 등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더 이상 덜어낼 것도 없고, 연금 수준이 넘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반발한다. 다른 연금을 끌어올려야지 왜 정상적인 쪽을 끌어내리려고 하냐는 항변이다. 한데 한국의 (준)공공부문 연금액이 여타 국가들에서도 일반적인 공적연금 수준일지는 의문이다.

간접적으로 비교해보면, 공무원 평균연금 수준이 전체 성인에게 보편화되어 80%의 노인 인구가 그만큼 받는다고 가정할 때, 총 공적연금은 GDP 대비 9.8%다(현재는 2.6%). 사학연금 평균액으로 가정할 경우에는 10.7%다. 나머지 20%의 고령자는 GDP의 1%를 공적연금으로 받는다고 했을 때, GDP 대비 10.8% 또는 11.7%가 공적연금으로 쓰이게 된다. 이 공적연금 규모를 유사한 고령화 국가들과 비교해보자. 한국의 2017년 노인인구비율은 14.2%인데 이와 비슷한 13~16% 비율의 OECD 국가는 7개국이 있다. 이들 나라의 공적연금 규모는 캐나다 4.6%, 이스라엘 4.9%, 뉴질랜드 5.1%, 노르웨이 5.8%, 미국 6.9%, 룩셈부르크 8.5%, 폴란드 10.3%이며, 폴란드만이 GDP의 10% 이상을 공적연금으로 지출한다. 폴란드의 이례를 빼면, 한국 정도의 고령화 단계에서 평균적인 공무원·사학연금이 보통의 공적연금 수준이 되기는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한편, OECD 중 9개국이 GDP 대비 10~11%대의 공적연금을 지출한다. 이중 폴란드를 뺀 8개국의 노인인구비율과 공적연금 규모는 각각 슬로베니아 17%11.8%, 헝가리 17.7%·10.3%, 벨기에 17.9%·10.2%, 스페인 18.3%·11.4%, 핀란드 19.9%·11.1%, 독일 21.4%·10.1%, 일본 25.1%·10.2%로 나타난다. 반면, 앞서 계산해보았듯 한국의 국민연금이 공무원·사학연금 수준으로 높아진다고 상정하면, 노인인구 비율이 14.2%일 때 공적연금 규모는 10.8% 또는 11.7%가 된다. 고령화 단계에 비해 공적연금이 확연히 비대하다. 여기에서도 한국 (준)공공부문의 공적연금은 특별한 수준이지 일반적인 것은 아님을 유추할 수 있다.

공무원, 사학 등의 특정직 공적연금은 평균지급액 이상의 경우 명백히 과도하다. 연이은 개혁으로 신규 가입자는 이전보다 못하다고 하는데, 연금을 받기 전의 소득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얼마나 진전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기존 수급자의 연금액을 쳐내기는 어려울뿐더러 외려 부적절할 수도 있다. 다만 고액 수급자를 중심으로 복지선진국과 같은 대폭 증세를 통해 세후 수령액을 낮추고, 그 반대급부로 의료복지와 사회서비스 복지를 강화하는 큰 틀의 개혁이 언제라도 진행돼야 한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의 노인인구비율과 공적연금 규모는 차례대로 19.9%와 7.7%, 18%와 8%, 16%와 5.8%다. 직역연금(퇴직연금)이 보충해주는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고령화 정도에 비해 공적연금의 지출 관리가 철저하다. 공적연금의 부피는 작지만, 풍부한 사회서비스와 고령층에 특히 중요한 의료복지가 뒷받침하기에 여타 국가들보다 한층 효율적인 노후복지가 가능하다. 한국도 최저액의 공적 노후소득을 전격적으로 상향시키는 연금개혁 속에, 고령화에 대응하는 재정·복지 정책을 한시바삐 세워야 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