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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장난'치나?...전두환 전 비서관 "회고록 사실 내가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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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장난'치나?...전두환 전 비서관 "회고록 사실 내가 써"

전 씨 알츠하이머 입증 위해?...끝내 역사로 '장난' 치려는 전두환 일당

전두환 씨가 알츠하이머 논란으로 여론의 지탄을 와중에 전 씨가 대통령을 지낸 시절 청와대 공보비서관을 지낸 민정기 씨가 "회고록은 내가 썼다"고 주장했다.

병으로 인해 법정 출석이 불가능했다는 전 씨의 입장을 강화하는 내용이지만, 동시에 전 씨 회고록의 신뢰도 자체를 떨어뜨리는 모습이다. 회고록이 나와서는 안 될 책이었다는 여론의 평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민 씨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 씨가 "(알츠하이머) 진단 결과를 받은 게 2013년"이라며 "그 전부터도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건 주변 사람들이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전 씨가) 알츠하이머를 2013년부터 앓기 시작했다면, 이 회고록은 어떻게 썼느냐'고 묻자 민 씨는 "2000년부터 구술 녹취를 했고, (전 씨가) 2013년인가 2014년 무렵 저를 찾아 '이제부터는 민 비서관이 완성하라'고 하셨다"고 답했다.

민 씨는 이어 "그 후로는 내가 전적으로 알아서 책임지고 원고를 완성했다"며 "퇴고 과정에서 전 대통령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민 씨는 이 대목에서 스스로 회고록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발언 역시 했다.

해당 회고록에서 전 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고 조비오 신부를 두고 '거짓말쟁이' '사탄'이라며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당시 헬기의 사격은 결국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당장 알츠하이머로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전 씨가 실제로 이런 말을 했느냐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이에 관해 민 씨는 "(해당 워딩은) 막판에 제가 마무리 작업할 때 그런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이는 법적으로 전 씨의 책임을 가볍게 할 수는 있지만, 결국 회고록 자체의 신뢰도가 엉망임을 입증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물론 민 씨가 전략적으로 회고록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려 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두환 측이 '진흙탕 작전'으로 과거사를 아예 혼란에 빠뜨리려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정 출석이 불가능할 정도로 전 씨의 알츠하이머가 심각하냐는 질문이 제기되자, 민 씨는 "신체적으로는 충분히 가실 수가 있는데, 거기서 사실과 부합하게 말씀하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그간 전 씨가 건강히 일상을 영위했고, 당장 2017년만 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평가했던 사실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제기되자 민 씨는 "박 전 대통령을 전 씨가 70년 동안 알고 지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뿐이라며 "1980년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으로 읽힐 수 있다. 기억도 못 하는 내용을 회고록에서 그처럼 자세히 진술하는 게 과연 가능하냐는 의문이 나올 법하기 때문이다.

진행자는 이 같은 맥락에서 '5.18이 전 씨 생애를 통틀어서 아주 중요한 사건인데 기억을 못 하느냐'고 되물었다. 역시 알츠하이머를 앓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법원에 여러 차례 출석한 사례도 들어 다시금 전 씨가 알츠하이머를 앓는 게 맞느냐고도 물었다.

진행자가 '(전 씨가) 치매 문제가 아니라, 광주에서의 재판을 피하려고 불출석한 것 아니냐'고 묻자 민 씨는 "건강상 이유로 광주까지 법정에 가 봤자 제대로 진술할 수 없고, 관할 법원이 광주가 된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즉, 한편으로 전 씨 측이 광주가 부담스러움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실제 전 씨 측은 관할 법원을 서울로 바꿔달라고 사법부에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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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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