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중도·실용 드라이브'로 45%까지 치솟았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30%대로 내려앉았다.
동아시아연구원(EAI)과 한국리서치가 2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9월 44.5%를 기록했던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달에는 41.8%, 이번 달에는 39.2%를 기록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27일 밤 TV를 통해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 직후인 28일 치러진 것이라 눈길을 끈다.
충청지역의 지지율은 31.9%로 평균을 밑돌아 세종시 문제에 많은 비중을 할애한 '대통령과의 대화'가 충청권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10.9%포인트나 떨어진 충청권 지지율은 대통령이 TV에서 세종시 개발 원안의 수정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전체적으로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 대통령이 밝힌 세종시 수정 추진 방침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39.8%)보다 '공감하지 못한다'는 의견(52.5%)이 여전히 높았다.
TV나 신문을 통해 '대통령과의 대화' 관련 뉴스를 접한 사람들(49.5%) 가운데서는 '공감한다'는 응답이 50.0%,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8.6%로 나타났다. 반면 관련 뉴스를 보거나 듣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공감한다'는 응답이 29.9%,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6.3%였다. 언론의 우호적 보도가 이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 대한 공감도를 끌어올렸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PK, 보수층에서 하락
집권여당의 지지기반인 부산ㆍ경남지역과 보수층, 저소득층, 저학력층 등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폭이 크게 나타난 것도 눈에 띈다.
지난달 44.1%로 높게 나타났던 부산ㆍ경남지역의 지지율은 11.6%포인트나 떨어져 11월엔 32.5%를 기록했으며 보수층의 지지율은 46.5%로 전월대비 9.7%의 낙폭을 보였다. 동아시아연구원은 부산ㆍ경남지역에서의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친노 진영ㆍ민주당에 대한 우호적 여론의 형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개선되지 않은 체감경기, 더블딥 가능성" 등 나아지지 않는 경제 상황도 보수층 지지율을 하락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조사 직전에 전해진 두바이 채무불이행 선언과 이에 따른 제2차 세계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 역시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만5세 취학방안 반대" 56.5%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이 30.7%로 여전히 가장 높았다. 민주당 지지율 역시 소폭 상승한 21.4%로 20%대를 회복했다. 전월 38.3%에서 24.0%로 크게 준 무당파가 여야 각 당에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원내 정당을 제외한 기타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9.6%로 지난 달(2.6%)에 비해 7.0%포인트나 늘었다. 민주노동당은 소폭 하락세(2.1%포인트)를, 진보신당은 소폭 상승세(1.0%포인트)를 보이는 등 변화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7.0%에 이르는 전체 지지율 상승은 내년 1월 창당을 공식화한 친노신당을 염두에 둔 변화로 해석된다.
최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은 만 5세 취학 방안에 대해선 56.5%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찬성한다'는 의견은 28.2%에 그쳤다. 특히 취학단계 자녀를 둔 30대에서는 반대 입장이 67.8%에 달했고 40대에서도 63.9%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800명 대상으로 전화조사방법으로 진행했으며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 (응답율 13.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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