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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김한길 '난타전'…때 아닌 사학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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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김한길 '난타전'…때 아닌 사학법 논란

이해찬 "사학법 후퇴 원인제공자" vs. 김한길 "재논의와 재개정이 같나"

민주통합당의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예측불허로 전개되면서 선두권 두 후보 간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30일에는 때 아닌 '사학법 재개정'의 책임론 공방이 벌어졌다. 이해찬 후보가 29일 MBC <100분토론>에서 "김한길 후보는 원내대표 시절 이재오 의원과 사학법 재개정에 합의했다"고 먼저 공격하자, 김한길 후보는 이를 즉각 반박했다. "원내대표 재임 중 사학법을 끝까지 지켰다"는 것이 김 후보의 주장이다.

하루 뒤인 30일, 이해찬 후보 측은 이 답변을 다시 거론하며 "뻔뻔한 거짓말과 책임전가용 뒤집어 씌우기로 제1야당의 대표 후보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김한길 후보도 "이해찬 후보는 담합도 모자라 거짓말로 표를 구걸하냐"고 비방했다.

대체 2007년 재개정 된 사학법과 민주통합당 대표 선거가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2006년 1월 북한산에서 만난 김한길과 이재오, '산상합의' 내용은?

사립학교법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5년 처음 개정됐다. 사립학교의 부패와 전횡을 막기 위한 개방형 이사제 도입 등이 도입됐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몸을 던져 가며 반대했지만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했던 열린우리당은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의 일환으로 사학법 개정을 밀어붙였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장외로 뛰쳐나갔다. '사학법 재개정'이 주된 요구였다. 두 달 동안 장외에서 집회를 열고 이른바 '무력 시위'를 벌였다. 그 기간 동안 국회는 물론 식물상태였다.

새 원내대표로 취임한 이재오 의원에게 북한산에서의 '산상 회담'을 제안한 것이 바로 김한길 당시 열린우리당 신임 원내대표였다. 2006년 1월 두 사람은 산 위에서 만나 합의문을 마련했다. 이해찬 후보의 공격은 바로 이 합의문에서 출발한다.

"2006년 2월 1일부터 국회를 정상화한다. 사학의 전향적 발전과 효과적인 사학비리 근절을 위해 사학법 재개정을 논의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안을 제출하면 교육위와 해당 정조위에서 논의한다."

이해찬 후보 측은 이 합의문을 근거로 "사학법 재개정 논의를 의제로 올리고 그 구체적 절차까지 밝힌 합의문으로 원내대표에 취임하자마자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도마 위에 올린 장본인이 김한길 원내대표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1년 반만에 사립학교 개혁 후퇴시킨 사학법 재개정, 누구 책임인가?

김한길 후보 측은 '발끈'하는 분위기다. "이해찬 후보가 정치적 비판과 네거티브를 구별하지 못하고, 근거없는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로 인신공격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역공했다.

재논의는 재개정 약속과 전혀 차원이 다른 것이며, 사학법이 재개정된 것은 장영달 원내대표 시절의 일이라는 것이 이같은 주장의 핵심 근거다. 김한길 후보 측 관계자는 "산상합의는 국회 밖에서 세게 싸우고 있는 한나라당이 장내로 들어올 수 있는 명분을 주기 위해 '재개정'이 아니라 '재논의'를 약속해준 것일 뿐"이라며 "원내대표 재임 시절에는 개방형 이사제 무력화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 사학법을 지켰다"고 반박했다.


▲ ⓒ뉴시스
사학법은 2007년 7월 다시 개정됐다. 이른바 '재개정'이었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원내대표는 같은해 1월에 선출된 장영달 의원이었다. 이 재개정으로 사학법은 처음 개정된 날로부터 1년 반 만에 '뒷걸음질' 치게 됐다. 열린우리당은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재개정 '찬성'을 결정했었다.

스스로 개정했던 법은 다시 후퇴시키는 재개정에 합의한 열린우리당을 향한 비난이 거셌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시민단체들은 "1991년 3당 야합에 의해 창당한 민자당이 사립학교법을 개악시키더니, 2007년 7월 3일 신(新) 3당 야합으로 사학법을 다시 개악시켰다"고 비난했다. 사학법 재개정은 이라크전쟁 파병 등과 함께 참여정부의 지지자들이 돌아서게 만든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해찬 후보의 김한길 후보에 대한 공격은 이같은 '여론'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해찬 후보 선대위는 "김한길-이재오의 산상합의가 결국 참여정부의 개혁정책을 무너뜨리고 국정주도권을 한나라당에 넘겨주는 중대한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박연대' 약발 다하고 판세 바뀌자 주제 바꿔 뒤바뀐 공격과 수비

김한길 후보는 "원내대표 재임 시절 어렵게 지킨 사학법을 후임 원내대표가 개정했고 당시 이에 반대해 나는 본회의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한길 후보 측 관계자는 "산상합의 직후 언론 뿐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조차 '한나라당의 완패'라고 평가했다"며 "장기간의 장외투쟁에 부담을 느낀 한나라당이 빈 손으로 국회에 들어오도록 했던 합의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반박에 이해찬 후보는 오후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산상회담 결과가 김 후보 주장대로 '사학법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이었다면 왜 당시 정봉주 의원 등이 회담 결과를 질타했냐"며 "사학법 재개정 논의를 시작하게 된 계기로, 당내 분란이 생겨 개혁의 동력을 상실한 원인을 제공한 것도 당시 원내사령탑이었던 김한길 후보의 책임이 크다"고 재차 비난했다.

선거기간 초반을 달궜던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한 김한길 후보의 공격이 어느 정도 '약발'을 다해가고 초반 판세와 달리 김한길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자, 공수가 뒤바뀐 '개혁의 주자'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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