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안양에 이어 5개월만에 전국 두 번째 노동조합이 경북 구미지역에서도 출범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구미지부 노동조합(위원장 이재신)은 "지난 7일 구미시에 노조 결성신고를 한 후 구미시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증을 교부 받아 합법 지위의 노조로 출범했다"고 지난 10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에 창립 이래 80년 가까이 '무(無) 노동조합' 경영을 원칙으로 내세워 노동계와 정계로부터 비난을 사왔다. 하지만 삼성전자 사무직으로 일하는 노동자 2명이 올해 3월 고용노동부 중부고용노동청 안양지청에 첫 노조 설립신고를 하면서 이 원칙은 깨졌다. 이에 탄력을 받은 듯 구미에서도 다섯달만에 전국 2번째 삼성전자 노조가 설립됐다.
구미지부 노조 위원장은 36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이재신(54)씨다. 노조 설립을 주도한 이는 이 위원장 등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구미사업장 네트워크 사업부(휴대전화 기지국 네트워크 장비·장치·교환기 생산) 노동자 3명이다. 이들은 앞서 7일 구미시에 노조 결성 신고서를 내고 10일 구미시(시장 장세룡)로부터 설립 신고증을 받았다. 양대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에 가입하는 대신 단위노조(기업) 형태로 설립했다. 구미사업장 전체 노동자는 1만여명, 이전 대상인 네트워크 사업부는 410명이다.
노조의 첫 요구는 '구미 사업장 수원 이전 반대'와 '직원 처우개선'이다. 이들은 보도자료에서 "사업장 이전은 직원과 그 가족들의 생존권 문제로 네트워크 사업부 대다수가 반대한다"며 "한마디 협의 없이 일개 인사팀장이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통보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지역사회와 적극 연대해 이전을 저지할 것"이라며 "누가 요청하면 달려가 부당함을 설명하겠다"고 했다. 또 "지금껏 노사갑을 관계를→노사대등 관계로 고치는 처우개선 활동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신 구미지부장은 "사측의 수원 이전 발표는 일방적이었다"며 "생존권을 뺐는 부당한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조 설립은 필연적"이라며 "앞으로 이 문제를 주로 다루고 동시에 직원 처우개선을 요구할뿐만 아니라 사측과 대화창구 역할도 할 것"이라고 12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지난 6월 29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네트워크 사업부의 수원 이전을 직원들에게 발표했다. 일부는 올해 연말 이전시키고 나머지는 구미사업장에 남긴다는 내용이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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