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부산지역 시민단체가 경찰의 광복절 대규모 행진제한 통고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13일 오전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15일 신고된 일본영사관 주변 행진을 금지한다는 통고를 했다"며 "15일은 우리나라도 공휴일이고 일본영사관 홈페이지에도 업무가 없는 날로 이를 제한하겠다는 경찰은 명백한 불법이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들은 오는 15일 오전 11시 일본영사관 인근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과 한일군사협정 폐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일본영사관을 한 바퀴 돌아오는 행진을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시민단체에 제한 통고서를 통해 일본영사관 경계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를 제외한 구간에서만 행진해야 하고 "신고된 2000여 명이 업무가 있는 주말·공휴일에 하위 2개 차로를 이용하여 행진할 경우 일본국총영사관의 기능과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행진을 제한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경찰의 제한 통고에 반발하며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이제 휴일 영사관 앞 집회가 가능한데도 막겠다며 억지를 쓰고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이것이 친일앞잡이 노릇이 아니고 무엇인가"라며 "사죄배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마저 차단하겠다는 불순한 시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비난했다.
또한 "15일 광복절은 일본에겐 종전기념일이다. 해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공물을 보내며 아베정부는 피해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왔다"며 "일본영사관 앞 노동자상 건립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정부는 더 이상 발뺌하거나 왜곡미화하지 말고 전쟁범죄에 사죄배상해야 한다. 15일 아베를 비롯한 각료들이 어떠한 행보를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지난 11일 남북노동자의 대표가 용산역앞 노동자상을 참배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전민족적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한일군사협정폐기를 촉구하고 노동자상 건립을 결의해 나갈 것이며 우리민족의 힘으로 과거를 청산하고 역사를 바로잡아 나가는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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