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盧 차명계좌"는 결국 '뻥?'

"생활비 200만원 든 권양숙 여사 비서 계좌"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조 전 청장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9일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이날 밤 수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2년 전 차명계좌 발언을) 후회한다"며 "제가 그런 얘기를 함으로써 저 자신도 그렇고,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유족분들에게 많은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009년 초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계좌를 전방위로 추적하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관계자가 차명계좌와 관련해 발견된 정황이 "권양숙 여사의 여비서 계좌에서 발견된 생활비 200만 원"이었다고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9일 <채널A>와 인터뷰에서 "권양숙 여사가 (비서에게) '얘야 뭐 사오라'고 수표를 준 거야. 그 수표로 사면 추적이 안됐을 텐데, 그 수표는 계좌에 넣고 이 여자는 카드로 긁은 거야. (소환해서 그 수표를) '누가 줬느냐'고 물으니까 권양숙 여사가 줬다고 그런 거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사팀 관계자는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등이 관리했던 차명 계좌는 존재했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 직전에 발견된 것은 이 수표와 계좌 뿐"이라고 밝혔다.

<채널A>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차명계좌' 발언이 일부는 사실이고 일부는 다르다는 얘기"라며 "검찰은 조 전 청장의 발언이 이 수표와 권 여사 비서의 계좌를 가리키는 것이라면 '차명계좌' 발언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백원우 의원은 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010년 3월에 조 전 청장은 서울경찰청장이었다. 차명계좌와 관련된 내용을 접할 수 있는 공식적인 지위와 위치가 아니었다. 만약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관련) 물증을 내놓는다면 서울경찰청장이 그런 내용을 입수했다는 것 자체로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조 전 경찰청장은 2010년 3월 서울경찰청장 재직 당시 경찰관들을 상대로 한 내부 강연에서 "노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나, 뛰어내리기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느냐"고 말한 사실이 경찰청장에 내정되면서 뒤늦게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조 전 청창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노무현재단(이사장 문재인)은 조 전 청장을 사자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경찰청장 자리에 있으면서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유족들에게 사과하기는 했으나, 발언의 진위에 대해선 지난 7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검찰에 출두하면 다 까겠다"고 공언하는 등 상당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조 전 청장이 수세에 몰리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