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 충청 시도지사 "세종시 수정 중단" 촉구

이완구 "대통령의 말을 듣고 나서 내 생각 정리하겠다"

한나라당 소속 충청권 시도지사들이 청와대 정부가 추진하는 세종시 수정 방침에 정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탈당 등을 시사하며 정부 여당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했다.

이완구 지사, 정우택 충북도지사, 박성효 대전시장은 24일 세종시 정부청사 건설현장에서 '행복도시 원안 건설 촉구를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9부2처2청 이전을 골자로 한 세종시 원안 추진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들은 "수도권 집중의 부작용을 시정하고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민적 합의로 결정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은 반드시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세종시 원안에 이미 포함돼 있는 자족기능, 그리고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해소된 행정 비효율 문제를 재론하는 것은 국론분열과 국가정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며 "명분없는 수정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완구 지사는 이어진 간담회에서 "총리 등이 얘기하는 것과는 달리 대통령이 얘기하면 새로운 국면전환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통령의 말을 듣고 나서 (내) 생각을 정리할 것"이라고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이 지사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사로서 다듬은 생각을 보일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도지사직 사퇴 내지는 한나라당 탈당 가능성 등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우택 충북지사는 "최근 미국계 투자회사 CCI와 정부가 세종시 의료과학단지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는 정부의 이중적 잣대다.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충북 오송에 들어설 첨단의료복합단지의 기능 축소를 우려했다.

박성효 대전시장도 "세종시 때문에 대전은 역차별을 받아왔다"며 "원안 추진이 안되면 차라리 연기군 대규모택지개발사업으로 하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이들 충청 지역 시도지사들은 다음달 1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정의화 위원장을 만나 이같은 우려를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