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미적대고, 최시중은 '꼼수'?
최 전 위원장은 지난 25일 검찰에 "건강이 좋지 않아 수술 예약을 했다"고 밝혔었다. 2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 전 위원장은 다음달 14일 심장 혈관 관련 수술 받기로 서울의 한 병원에 예약을 마친 상태다.
현재 최 전 위원장은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 측으로부터 수 억 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대가성 없이 받은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등에게 청탁 전화를 한 사실을 포착했다. 이는 알선 수재 혐의를 입증할 증거로,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의 구속을 확신하고 있다.
문제는 법원이 구속 영장을 받아들이더라도, 수술을 앞뒀다는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최 전 위원장이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그가 내달 14일 실제로 수술을 받게 되면 구속 여부와 관계 없이 검찰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검찰 수사를 위해 출석하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뉴시스 |
최 전 위원장은 파이시티 이 전 대표의 브로커로 활동한 이동율 씨와 막역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시티 수사 초반, 검찰은 이동율 씨와 최 전 위원장의 관계를 '인허가 로비'만을 위한 관계로 보지 않고 '스폰서' 관계로 봤었던 게 사실이다.
이 씨가 최 전 위원장에게 "필요한 데 쓰라"고 수시로 돈을 건넨 점, 이 씨가 재경구룡포향우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 왔다는 점, 이 씨와 최 전 위원장과 어렸을 때부터 친분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검찰은 이 씨가 최 전 위원장의 정치 자금을 댔다는 의심을 했다.
이 때문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검토했지만 한상대 검찰총장이 "사건의 핵심은 인허가 비리"라고 선을 그은 후 기류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전 위원장이 이 씨에게 받은 돈을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등에 썼다고 밝혔음에도 검찰은 수사를 확대하지 않았다.
최 전 위원장이 권재진 법무부장관에게 청탁 전화를 했다는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의 증언이 있었음에도 검찰은 권 장관을 조사하지 않아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 역시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케 하는 정황이다.
MB 대선 자금 '특검' 언급했던 새누리, 태도 변하나?
상황이 이렇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제대로 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 정치자금 관련 건은 특검으로 가야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말들이 나온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이미 지난 24일 당 공식 논평을 통해 "최 전 위원장이 건설브로커로부터 받은 돈이 얼마이고, 그것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있는 그대로 밝혀내야 한다"며 "최 전 위원장은 받은 돈의 일부를 2007년 대선 때의 여론조사에 썼다고 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철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 대변인은 "검찰이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남기는 날엔 특검을 하자는 여론이 높아질 것이고, 그럴 경우 검찰의 명예는 크게 손상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끝내 최 전 위원장의 대선 자금을 건드리지 않을 경우 특검 가능성까지 언급했떤 새누리당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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