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의 날씨가 지속되면서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을 찾는 사람이 늘고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민폐족' 탓에 종종 실랑이가 벌어지는 일이 생겨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충남 아산시의 경우 시민들이 자주 찾는 아산 은행나무길은 산책로가 조성 된 곳으로 자전거나 전동 퀵보드, 오토바이 등 이륜이상 바퀴가 있는 동력장치는 진입이 불가한 곳이다. 자전거는 은행나무길 아래 위치한 곡교천 둔치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곡교천 자전거 전용도로는 그늘이 없는 일반 평지라서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이용이 쉽지 않다. 때문에 일부 시민들이 그늘이 있는 은행나무길 산책로에 자전거를 가지고 올라와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산책로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다가 자전거와 보행자 간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도 종종 목격해 적극적인 단속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주말 은행나무길을 찾았다는 이모 씨(45)는 "초등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걸음마를 하고 있는 3살 남짓의 아이와 부딪치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다행히 곁에 있던 부모가 재빠르게 아이를 일으켜 세워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결국 부모들 간의 말싸움으로 번졌다. 모범을 보여 할 어른이 자기 아이가 덥다고 산책로에서 자전거를 타도록 내버려 두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수 차례 은행나무길에 현수막과 자전거 금지표지판을 세워두고 있지만 더위를 피해 그늘로 올라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일일히 감시하기는 어렵다. 시민들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부분도 있다" 며 고충을 토로했다.
아산시 도서관도 폭염 민폐족들로 골치를 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시는 중앙, 송곡, 배방, 둔포, 탕정온샘도서관 등 5곳의 도서관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평일 자료실을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해 무더운 여름 야간 열대야 속에서 시원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마련 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취지가 무색하게 휴식을 취하러 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정작 독서를 위해 도서관을 찾은 시민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아이들 편의를 위해 신발을 벗고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 된 곳에는 아예 누워서 잠을 자거나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떠는 등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이 빈번하게 목격된다.
아산시 용화동에 사는 최모 씨(34)는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찾았다가 불쾌한 상황을 겪었다"며 "아이들과 책을 보는 공간에 한 남성이 누워 숙면을 취하고 있어 '공공시설 에티켓을 지켜달라' 말했지만 오히려 '자는데 깨웠다' 며 화를 내 서둘러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아산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여름방학을 맞아 도서관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데 일부 도서관 예절이 부족한 시민들로 간혹 민원이 발생할 때가 있다"며 "도서관은 공공장소인 만큼 이용자 간에 불편함이 없도록 시민들이 노력해 주시길 당부한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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