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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민심 탐방 루트, 알고보니 지도부 지역구 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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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민심 탐방 루트, 알고보니 지도부 지역구 순회

김병준 "길가다가 마주치는 분들 불쑥 만나 진심을 듣고 싶었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첫 민심 행보는 공교롭게도 한국당 핵심 지도부의 지역구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원내대표의 지역구 관련 이슈가 이날 민심 탐방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전국 조직을 가진 정당이라, 어느 지역이든 관련 민원이 있고, 당협위원장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날 한국당 지도부의 행적을 보면, 대부분 당 지도부의 지역구와 관련된 곳을 거쳐가는 식이었다.


1일 오전 한국당의 민심 행보와 관련된 '비대위 현장방문 관련 계획안'에 따르면, 1팀은 김병준 비대위원장, 정현호 비대위원, 김용태 사무총장, 홍철호 비서실장으로 꾸려졌고, 2팀은 김성태 원내대표, 박덕흠 의원, 이수희 비대위원, 윤영석 대변인, 김석기 전략기획부총장으로, 3팀은 함진규 정책위의장, 최병길 비대위원, 김선동 여의도연구원장, 김종석 의원, 배현진 대변인으로 꾸려졌다.


1팀은 김용태 사무총장의 지역구가 있는 양천, 2팀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강서, 3팀은 김선동 여의도연구원장 지역구가 있는 도봉이 출발점이었다.


양천구을을 지역구로 하는 김용태 사무총장이 속한 1팀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필두로 새벽 4시 30분 무렵 양천구 공영차고지에서 출발해 양재꽃시장을 들렀다. 그리고 역시 양천구에 속한 신영전통시장 상인회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김용태 사무총장이 비대위 첫 현장방문으로 자신의 지역구인 양천구의 신영전통시장의 상인을 만나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서구을이 지역구인 김성태 원내대표가 속한 2팀의 공식일정은 강서공영차고지에서 버스6632번을 타고 공항철도 김포공항역을 들려서, 4호선 서울역에서 환승 한 후, 동대문역에 하차하는 것이었다. 이후,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상인 간담회에 참석하는 일이 한국당이 밝힌 공식일정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현장방문을 마친 후, 비대위원과의 티타임에서 2팀 일정을 보고하며 "지하철 9호선 차량기지를 다녀왔다"며 "지하철 9호선을 연장시키냐 안 시키냐가 제일 핫한 이슈더라"라고 노골적으로 지역구 관련 사안을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국토교통위원회) 박덕흠 간사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홍철호 의원이 와서 그 문제를 적극 해결 했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라고 했다.


지하철 9호선 연장 이슈는 강서와 김포 지역의 핵심 민원이다. 이날 1팀에 속한 홍철호 비서실장 지역구는 김포시을이다. 이날 2팀에서 김 원내대표와 동행한 박덕흠 의원은 지하철 9호선 확장공사 문제가 다뤄질 국토위에서 한국당의 입장을 정리하는 역할을 맡은 간사이다. 간사는 상임위의 중요 쟁점과 현안을 무엇으로 할지 토의하고 함께 결정하는 권한이 있다.


20대 국회 하반기 상임위에서 국토교통위 위원으로 선임된 홍철호 비서실장은 지하철 지하철 5호선·9호선 김포연장 사업을 우선 인정해 주는 '도시철도 연장법안'을 3월 28일에 대표 발의한 바있다.


결과적으로 원내대표와 당대표(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의 지역구 민원이 이날 민심 탐방의 주제가 되어버린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저희는 개화차량기지에서 버스를 타고 김포공항 가서 인천공항 철도를 타고 서울역 와서 지하철 4호선을 타고 동대문역에서 내려서 평화시장 가서 도매상을 만났다"며 "한결같이 다들 평화시장 70년 역사에 이렇게 최악의 경기 없었다. 자유한국당이 분발하라. 한결같이 잘 싸워달라 얘기"였다고 했다.


한국당이 들은 민심 "예전엔 10년 일하면 강남 집 하나 가질 희망 있었는데"


도봉구을을 지역구로 둔 김선동 여의도연구원장이 속한 3팀은 1호선 도봉산역에서 집결하여 도봉산 등산 초입로에서 지역주민 및 등산객과 대화한 후, 노량진역 맥도날드에서 노량진 공시생과 만났다. 여의도연구원장은 한국당의 핵심 직책 중 하나다.


김선동 의원과 동행한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도봉구 소재 버스회사에 방문해서 노조 기사분들을 만났다"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어려움이 있냐 물었더니 '(버스노조 분들이) 임금이 20% 줄어들 것 같다'고 말씀했다. 예전에는 그래도 일 열심히 해서 10년 일하면 강남 집 하나 가질 희망 있었는데 이젠 아예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같은 날 비대위의 민심 탐방을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연 김 비대위원장은 "오늘 우리가 특별히 나간 것은 정말 길가다가 마주치는 분들이 불쑥 만났을 때 어떻게 이야기해주나 하는 진심을 듣고 싶어서였다"며 "당의 혁신 관련 이야기를 들으러 갔다가 민생 아픔까지 저희가 듣는 의미있는 날이었다. 앞으로 이런 행보와 일정을 자주 가질까 싶다"라고 했다.


구체적인 현장방문 일정과 장소를 왜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비대위원장은 "언론에 공개하면 아침에 한창 일할 시간인데 오히려 현장 분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라며 "(비대위의 현장방문) 의도가 마치 '보여주기'인 것처럼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새벽에 일어나서 조용히 다녔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국당이 민심탐방으로 지도부 지역구를 순회하고 민원을 들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지적에 윤영석 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현장방문) 지역에 기자들을 다 오라고 하며 홍보한 것도 아니었다"며 "(현장방문에서 지역구에 방문한 의원들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실있는 탐방이 되려고 자기가 잘 아는 지역으로 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거기에 (의원들이) 가서 지역구 선거운동 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쪽으로 생각해 달라"며 "우리 사회에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운동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왼쪽)과 김성태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전통시장 등 이날 오전 실시했던 민생현장 방문결과를 브리핑하기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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