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소린지, 시정잡배가 하는 소리인지 처음 듣고 믿기지 않았다. 오히려 기자들에게 사실이냐고 되물었다. 이제 막장까지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찌그러지고 있는 정당을 살리고 싶은 생각인지, 극우로 가는 '커밍아웃'인지 잘 모르겠다. 대한민국에는 많은 소수자들이 있다. 소수자들도 세금을 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분들을 보수가 안아야 하는 책무도 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31일 자유한국당에서 또, 소수자 혐오 발언이 나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의 성적 지향과 업무 능력을 연관 지어 비난하는 등 인신공격뿐 아니라 성소수자혐오 발언을 했다. (☞관련기사 : 김성태, 화장하는 남자와 성정체성 혼란에 대해) 이에 임 소장은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와 같이 말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 회의에서 임 소장을 겨냥해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자가 군 개혁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한국당의 윤리강령인 '사회적 약자, 소수자와 소외계층을 배려하고 보호한다'에도 반하는 발언이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 원내대표는 혐오 발언을 이어갔다. 기자들이 해당 발언에 대해 임 소장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 지를 묻자 김 원내대표는 "그럴 생각이 없다"면서 "임 소장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한 입장이지만, (방송화면 속에서 임 소장이) 화장을 많이 한 모습이 잡혔다"는 등의 차별 발언을 했다.
이에 임 소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리가 부족하니 하등의 상관이 없는 내용까지 끌어와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라면 원내대표직은 그만두셔야 하지 않나"라고 원내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그는 화장하는 남성을 차별한 발언을 겨냥해 "앞으로 한국당 의원들 방송에 출연할 때 분장실 들리지 말고 '쌩얼'로 촬영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발언을 선수가 높은 국회의원은 하시는 게 아니다"라며 "이런방식이라면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소장은 김 원내대표가 자신과 문재인 정부간 커넥션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나는 대통령의 전화번호도 모르는데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보이는가 보다"라며 "저희한테는 성추행부터 시작해서 비합리적이고 반인권적인 제보들이 다 들어온다"며 내부 제보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아래는 기자회견 후 임 소장과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김성태 원내대표 스스로 '퇴물'임을 오늘 인정한 것" 프레시안 : 오늘 김성태 대표의 혐오 발언을 접하셨을 때, 심정이 어떠셨나. 임태훈 : 어처구니가 없어서 열이 받았다. 기자들, 주변인들로부터 전화가 많이 왔다.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대응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군인권센터 내부 운영위원들은 '공범들 주제에 헛소리 하고 있다'며 입장을 밝히자고 했다. 프레시안 : 현역 군인들도 연락을 했다고 했는데, 어떤 연락을 받았나. 임태훈 : 현역 군인들의 문자가 많이 왔다. 군인들도 이전 같지 않다. (핸드폰의 문자를 보며) '김성태 발언에 너무 화난다', '더러운 똥과 부딪히지 말아라'는 등의 문자를 보내줬다. 프레시안 : 김 원내대표의 오늘 발언은 성소수자 혐오 발언일 뿐만 아니라 화장하는 남성까지 비하했다.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임태훈 :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 퇴행적인 정치행태이다. 김 원내대표 스스로 '퇴물'임을 오늘 인정한 거다. 이런 퇴행적 발언이 당의 입지를 더 좁힐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말로만 '우리가 큰일 났다', '바꿔야 한다', '쇄신해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변화와 쇄신은 이 사태로 보건대 거짓말이 될 개연성이 높다. 프레시안 : 김 원내대표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인의 지역구에서 성소수자를 비판하는 자신을 지지한다며, 혐오를 포퓰리즘으로 악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임태훈 : 강서구 사시는 분들에 대한 모욕이다. 본인이 유권자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태다. 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혐오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진보정치인이건, 보수정치인이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예의다. 정책을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것과 혐오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또한 영국의 공화당처럼 보수도 점진적인 변화 통해서 진보적인 변화를 수용해야 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군 개혁과 관련, 김 원내대표는 군대에 다녀온 사람만 군개혁을 말해야 한다고 하는 등 차별 발언을 계속해나갔다. 임태훈 : 본질을 흘리는 발언이라 안타깝고 불편하다. 기무사 개혁의 물타기, 내란 예비 음모죄에 대한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다. 본인들이 기무사 논란 당시 집권당이기 때문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한국당 스스로 기무사와 내통한 사람을 밝혀내서 출당시켜야 하는 게 맞다. 본인들이 위헌정당 아니라는 것 국민에게 스스로 밝혀야 한다. 정치인으로서 해서는 안될 말을 본인이 함으로써 김성태 의원의 정치적 생명이 단축되는 단초를 스스로 제공했다. 단언컨대 김성태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떨어진다. 떨어져야 마땅하다. 떨어지지 않으면 그 지역 유권자들이 불운하다. 프레시안 : 계엄령 세부 계획에 한국당이 명기됐다고 언급했다. 한국당 내부에서 기무사 문건과 관련한 커넥션이 있다고 보이는가. 임태훈 : 기무사 문건만 봐도 나올것으로 보인다. 당시 집권당이었기 때문에 조사해서 밝혀야 할 지점이다. 예를들어 계엄지역을 벗어난 다른 지역의 계엄 군대를 계엄 임무수행군으로 편성했다. 통상적인 계엄편란에 그렇게 나오지 않는 부분으로 과거 12.12 군사쿠데타와 흡사하다. 이 작전을 과거와 유사하게 진행할 수 있으면서 친박 정도는 휘어잡을 수 있는 사람들이 컨택포인트가 됐을 거다. 군과 인맥이 있고 청와대와 소통하는 사람이 커넥션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프레시안 : 군 개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임 소장은 본인의 성적지향, 정체성이 조명받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태훈 : 저는 헌법에 맞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한국당이야말로 우리 헌법과 맞지 않는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당은 저에게 정체성을 밝히라고 요구할 게 아니라 자유한국당의 헌법 정체성을 밝혀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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