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를 이용해 비서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법정에서 "내 지위를 가지고 위력을 행사한 바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안 전 지사는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사건 결심공판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어떻게 지위를 가지고 한 사람의 인권을 빼앗나"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모든 분에게 미안하다. 고통 겪는 고소인과 고소인을 지원하는 변호사, 여성단체분들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이것 하나만 말하고 싶다"며 자신이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에게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다만 "나 역시 관계를 지속하면서 도지사로서, 가장으로서 고통을 겪었다"며 "고소인에게도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안 전 지사는 밝혔다.
안 전 지사는 "제게 보내주신 사랑과 지지에 실망감을 드려 부끄럽다"면서도 "진실은 진실대로 판단해 달라. 사회·도덕적 책임은 회피하지 않겠다. 다만 법적 책임은 잘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는 대체로 차분한 태도로 진술했으나 간혹 감정이 북받친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청석에서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29일부터 올해 2월25일까지 김지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를 저지른 혐의로 올해 4월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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