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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수 폭로 '관봉' 5000만 원, 이렇게 추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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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수 폭로 '관봉' 5000만 원, 이렇게 추적하면 된다

금융권 인사들 "금융기관 영업점 협조 없으면 관봉 인출 불가능"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지난해 4월 증거인멸의 입막음 대가로 류충렬 당시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에게 받은 현금 5000만 원 뭉치의 사진을 공개했다.

장 전 주무관이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출처로 지목한 이 현금 뭉치는 이미 알려진 바대로 '관봉' 형태다. 5만원 권 100장 묶음 10개의 다발이 발권기관인 한국은행의 띠지로 묶인 것.

일반인이 입수하기 힘든 이 '관봉'은 '품명 : 한국은행 5만원권, 기호 : 00272, 수량 : 1000장, 포장번호 : 0404' 등이 표기돼있다. 일련번호도 'CJ0372001B'부터 'CJ0373000B'까지로 1000장의 연번이 딱 떨어진다.

장 전 주무관은 이 관봉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했다가 삭제했지만, 최근 복원에 성공했다. 검찰도 이 사진을 입수해놓은 상태다.

관봉이 공개됨으로써 장 전 주무관을 입막음하려 했던 배후의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장 전 주무관에게 이 돈을 직접 전달한 류충렬 전 공직복무관리관(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의 후임)은 애초 "십시일반 모은 돈이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관봉 사진이 공개됨으로 인해 류 전 관리관의 주장은 신빙성이 더 떨어지게 됐다. 청와대와 총리실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공직복무관리관실로 개편되면서 공직기강 등 본연의 업무만 충실히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헛말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

장진수 씨가 공개한 5000만 원 관봉 사진 ⓒ팟캐스트 '이털남'제공
"금융기관 협조 없으면 '관봉' 인출은 사실상 불가능"


이제 초점은 '관봉 추적'에 맞춰지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관봉 추적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영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관봉에 기호와 포장번호가 남아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에서 특정 금융기관으로, 특정 금융기관에서 특정 지점으로 이송된 기록이 남아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은행 측 인사는 "한은에서 신권이 시중은행으로 나갈 때(일련번호가) 따로 기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련번호 추적이 불가능하다면 일은 좀 복잡해진다. 시중은행은 현금으로 2000만 원 이상을 인출한 사람의 기록을 금융정보분석원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또 해당 은행은 고객에게 자금 인출 목적과 원천 등을 기재한 사유서를 요청하게 된다. 장 전 주무관이 돈을 건네 받은 시점 직전의 기록들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

복수의 금융권 인사들은 "일반 금융기관 영업점이라고 해서 고객이 현금 5000만 원을 내달라고 할 때 즉각 맞춰주긴 어렵다"면서 "특히 그것도 5만 원 권 신권 1000장을 바로 내준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잘라 말했다. 금융권 인사들은 "누군가가 해당 영업점에 급히 돈을 맞춰달라고 부탁을 하고, 해당 영업점에선 본점에서 관봉을 받아와 그대로 넘겨줬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금융기관 영업점이 일상적 현금 확보를 위해 본점으로부터 관봉을 받을 땐 바로 진공 포장을 찢어 놓는다는 것이다. 즉, 이 관봉을 찾아간 당사자와 해당 금융기관 영업점 인사가 밀접한 관계일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한 경제계 인사는 "보통 이런 일을 할 땐 헌 돈을 쓰는 경우들이 많은데, 추적이 가능할 수도 있는 관봉을 넘겼다는 것은 일이 엄청나게 급했다던가 그 사람들이 간이 크던가 둘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벌써 특정 금융기관의 특정 지점이 관봉의 출처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인사와 장진수 씨와 가까운 인사는 "정황상 짐작이 가는 곳은 있지만, 딱 떨어지는 증거는 없다"면서 "금융정보분석원 등의 협조를 거치면 검찰이 밝혀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총리실이 총출동한 것으로 의심받는 장 전 주무관의 회유 작업에 금융기관까지 동원됐다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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