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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민병주, 후쿠시마 아이들에게도 핵 안전하다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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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민병주, 후쿠시마 아이들에게도 핵 안전하다 할 건가?"

[기고] "새누리당에 '찬핵'vs'탈핵' 맞당 토론 제안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3월 4일 창당한 녹색당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하승수입니다. 저는 후쿠시마 사고를 보며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생각해서 녹색당 창당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녹색당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녹색당의 첫 번째 공약은 '탈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녹색연합에서 탈핵과 에너지전환 운동을 해 온 활동가인 '이유진' 씨가 전 당원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1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원자력연구원에 근무하고 있는 민병주 님이 이번에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1번으로 확정되셨더군요. 민병주 후보님의 경력과 그간의 활동을 찾아보니 확실한 '찬핵' 입장을 가지신 분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과학기술부 산하 원자력안전전문위 전문위원, 총리실 산하 원자력이용개발전문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정부의 핵에너지 정책에 깊이 관여해 오신 분이더군요.

아시다시피 정당의 비례대표 1번은 상징성이 큽니다. 그런 의미에서 녹색당과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가치 지향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 같습니다. 드디어'탈핵'과 '찬핵'의 상징적인 싸움이 시작된 것입니다.

녹색당의 이유진 후보는 이번 주에 아시아의 반핵운동가들과 함께 삼척, 영덕,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아시아의 반핵운동가들은 후쿠시마 사고를 바로 가까이에서 목격한 한국이 핵발전확대정책과 수출산업화정책을 펼치는 것이 자신들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삼척에서는 핵 없는 세상을 위한 미사와 반핵 평화대행진이 열렸습니다. 삼척은 작년 12월에 정부가 새로운 핵발전소 부지로 발표한 곳입니다. 삼척에는 핵발전소가 추진될 때마다 나타나는 과장된 얘기들이 퍼뜨려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삼척시원자력산업유치협의회는 핵발전소를 유치하면 "약 2조원 이상"이 지원된다는 것과 그 작은 시골 마을에 "국내 최고 수준의 종합병원"이 설립된다는 홍보물을 배포했습니다. 핵발전소 건설을 몰아붙이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입니다.

21일에 녹색당의 이유진 후보는 부산의 고리핵발전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지난 2월 8일 고리원전에서는 외부전원이 끊기고, 비상발전기 2대가 작동하지 않아 원자로 내부 온도가 상승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후쿠시마와 같은 대재앙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민 후보님께서도 그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잘 아실 겁니다. 이번 사고는 조직적 은폐, 감독 부실 등 우리나라 핵발전소 운영의 총체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수명을 연장해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고리핵발전소를 이렇게 운영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어디 발 뻗고 잘 수 있겠습니까? 이에 녹색당은 19대 국회 첫 과제로 고리1호기를 포함한『수명만료 핵발전소 폐쇄법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민후보님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고리1호기가 과연 안전하다고 보시나요?

저는 민후보님 개인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니, 대전지역의 초ㆍ중ㆍ고에서 '원자력'을 주제로 강연 활동을 하신 것으로 되어 있더군요. 강연에서 원자력의 안전성에 대해 홍보하셨겠지요. 그러나 지금 후쿠시마의 어린이들이 '원자력이 안전하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후쿠시마 사고로 많은 어린이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원자력이 안전하다'는 일방적인 홍보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민 후보님이 하신 그런 홍보활동 때문에 핵발전이 확대되어 왔고,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핵발전소가 밀집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녹색당의 이유진 후보는 민 후보님과는 정 반대의 위치에서 정반대의 교육활동을 해 왔습니다. 핵발전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로서 전국 곳곳을 다니면 '탈핵'을 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교육을 하고, 동네에서부터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민 후보님과 이유진 후보가 찬핵이냐 탈핵이냐에 대해 맞장토론을 했으면 합니다. 핵발전을 지금처럼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탈핵'을 하면서 대안을 찾을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토론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니 이번 총선의 핵심 쟁점은 바로 이것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새누리당이 후보님을 비례1번으로 내세우면서 핵발전소 확대 정책과 핵발전수출산업화 정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 봅니다. 전력 중 31%인 핵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59%로 늘리고, 2024년까지 핵발전소 13기를 추가 건설하고, 전 세계에 핵발전소 80기를 수출한다는 말도 안 되는 정책 말입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이런 정책에 대해서 유권자들이 정확하게 알고 투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사회가 '찬핵'으로 가야할지 '탈핵'으로 가야할지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단 한번도 선택지가 주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 민 후보님이 찬핵진영을 대표한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1번이 되었고, 이유진 후보가 탈핵을 내세운 녹색당의 비례대표 1번이 되었으니, 유권자들에게도 선택지가 주어진 셈입니다.

민후보님이 설마 토론을 피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피한다면, 앞으로는 찬핵을 입에 담지 마십시오. 미래세대를 생각한다면, 지금 우리는 책임있게 행동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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