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신종합건설이 분양한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광신프로그레스 아파트가 수백여건의 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해당 건설사의 늑장 보수처리로 주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아파트 곳곳에 원가절감으로 인한 2차 피해와 편의시설 및 소방시설이 취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편의시설 부족...놀이터 그네 설치 안돼
2년전 결혼 후 아이를 키우기 위해 봉동읍 광신프로그레스 아파트를 구입한 A씨 부부.
14일 A씨는 이 선택이 두고두고 후회스럽다고 한다. 목돈을 들여 장만한 집이 하자투성이에 보수도 받지 못하자 화병까지 생길 것 같다는 입장이다. 입주 후 첫 주말을 맞아 자녀와 함께 놀이터로 나온 A씨는 황당한 경험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의 구입한 광신프로그레스 아파트는 아이들이 타고 놀 그네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
당시 A씨는 "아들이 '아빠 우리 아파트는 왜 그네가 없어'라고 물었지만 대답은 못해주고 뜨거운 가슴만 삼켰다”고 말했다.
A씨는 "2년된 하자가 아직도 처리가 안되고 있다"며 "구입 전 꼼꼼히 살펴봤어야했다"고 한탄했다.
◇ 원가절감으로 인한 2차 피해
입주민 B씨는 건설사의 원가절감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평상시 처럼 주차를 하는데 카스토퍼(Car Stopper)가 파손되면서 경계석에 뒷 범퍼를 부딪혔다"고 말했다.
주차칸에 2개씩 설치돼야 하는 카스토퍼가, B씨 아파트에는 1개만 설치돼 차량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B씨는 "다른 주차칸들도 카스토퍼가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며 "원가절감 보다 정상적으로 2개를 설치했다면 이런 사고도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신종합건설 관계자는 "카스토퍼는 다른 아파트처럼 2개를 설치하면, 오히려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1개만 설치했다"고 답변했다.
◇ 대형화재에 대한 대책 마련돼야
고층에 입주한 C씨는 "최근 대형 화재 사건을 접하니, 우리 아파트도 화재에 취약한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1층 필로티 구조로 2층부터가 지상이어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소방차가 2층까지 진입해야 하지만 복잡한 구조로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사는 소방서의 승인을 얻어 공사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이어지는 대목은 소방차가 2층으로 가기 위해서는 직각 커브 구간을 4번이나 통과해야 하는 것.
실제 대형차를 운전하는 입주민들도 "이 커브구간을 큰 소방차가 쉽게 통과하기는 쉽지 않다"며 "화재 발생시 이 커브구간 때문에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봉동 광신프로그레스 아파트 2년차 공용하자가 접수 중이며, 이날 기준 484건의 하자가 발생해 36%(176건)만 처리된 상태다.
주요 하자를 살펴보면 누수가 가장 많았고 바닥 물고임 현상, 도장·도색 불량, 벽·기둥 균열 등이 주를 이뤘다.
입주자 대표는 “세대별 하자는 수천여 건에 달하며 이마저도 신속히 처리해주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신종합건설 관계자는 "소방차 진입 문제는 추가 통로를 만들기 위해 행정당국 및 주민들과 협의 중이다"라며 "최근 접수된 하자들은 얼마 전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이를 견디지 못하고) 발생한 것이다. 그동안 하자보수에 대해 성실히 처리해왔으며 앞으로도 성실히 처리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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