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 역시 조직력 맹위…"문용식도 떨어졌다"

정대철 아들 정호준, 유선호 꺽어…호남, 현역 초강세

민주통합당 4차 경선에서도 현역 의원과 조직력의 맹위가 이어졌다. '모바일 경선'의 실무주역인 문용식 당 유비커터스 위원장도 경선에서 탈락했을 정도다.

고 김근태 의원의 측근으로 나우콤 대표 출신인 문 위원장은 14일 경기 고양 덕양을 경선에서 지역위원장 출신인 송두영 예비후보에게 뒤졌다. 3자 구도로 치러진 이곳 경선에서 문 위원장은 이해찬 전 총리와 가까운 이치범 전 환경부 장관에게도 밀렸다.

문 위원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지역위원장의 조직력과 동원 앞에는 정체성도, 전문성도, 도덕성도, 당에 대한 기여도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서울 중구에서는 전남에서 올라온 3선의 유선호 의원이 지역위원장 출신 정호준 예비후보에게 밀렸다. 정 예비후보는 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이자 정일형 전 의원의 손자다.

이로써 서울 중구에서는 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인 정호준 민주당 후보와 정석모 전 내무장관의 아들인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 조병옥 박사 아들인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 간 '2세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당초 서울 중구와 서울 서대문을은 전략지역이었지만 별다른 설명없이 경선 지역으로 전환된 바 있다. 서대문을의 경우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인 김영호 지역위원장이 경선 후보로 나섰다. 민주당 내에선 "원로들의 압박에 당이 밀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충북 보은옥천영동의 경우에는 이용희 전 부의장의 아들인 이재한 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이 일찌감치 단수공천된 바 있다. 역시 전략지역에서 경선지역으로 바뀐 서울 송파병에서도 원로급인 정균환 전 의원이 나머지 후보들을 따돌렸다. 강서을에서는 김효석 의원이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호남에서도 여수갑에선 김성곤 의원이 김점유 예비후보를 물리치고 공천을 따냈다. 해남·완도·진도에서도 김영록 의원이 <문화방송> 보도국장 출신의 박광온 예비후보를 제쳤다. 현역인 최인기 의원이 컷오프에서 탈락한 전남 나주화순에서도 지역기반이 강한 배기운 전 의원이 참여정부 대외전략비서관 출신으로 전문성을 앞세운 박선원 예비후보를 꺾었다.

담양·함평·영광·장성에서는 3선의 이낙연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했고 박상천 전 국회부의장이 불출마한 고흥·보성에선 박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김승남 전 전남대 총학생회장이 서울에서 16대 국회의원을 한 장성민 전 의원을 꺾었다.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의 지역구인 순천·곡성에선 순천시장 직을 중도에 사퇴하고 도전한 노관규 예비후보가 공천장을 확보했다.

호남에서 경선을 통해 탈락한 현역 의원은 전북 익산을의 조배숙 의원이 유일했다. 이 역시 여성신인이었던 상대 후보가 가산점 20%를 얻지 못했으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는 중론이다.

'모바일 투표' 등 국민경선을 통해 자연스레 현역 물갈이를 하려던 민주당 지도부의 구상은 결국 좌절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