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선 출마 안해, 대선은 고민하고 있다"

국민생각-YS신당-무소속 연대, 비박(非朴)도 분화 양상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 등 '비박(非朴) 연대'의 구심점으로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이번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연말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여전히 한 발을 걸쳐뒀다.

"박세일 만났지만 참여 거절했다"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 오찬 회동을 가진 바 있는 정 전 총리는 12일 <연합뉴스>를 통해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비박(非朴) 연대'에도 참가할 생각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최근 박세일 대표와 김덕룡 전 대통령 사회특보와 만난 적이 있으며, 이들로부터 '대선까지 바라보고 제3세력화에 참여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바 있지만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청와대 회동에 대해 "동반성장위원회 문제로 만났으며, 총선과 관련한 얘기, 정치참여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면서도 "다만 전반적인 정치 상황에 대해서는 얘기를 나눴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도 정 전 총리에 대해 "입당과 관련한 구체적 얘기는 없었다"면서 "(정 전 총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정치개입의 의지나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정 전 총리는 저하고 아주 가까운 사이로 오래 전부터 제가 국민생각 만들 때부터 같이 힘을 합치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며 "최근에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을 해서 독대했다는 뉴스를 들었는데 정 전 총리가 정치에 참여하는 건 본인이나 나라를 위해서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진-국민생각 가까워지면서 상도동계는 독자 행보

국민생각과 별개로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 등 상도동계도 행보를 빨리 하고 있다.이미 탈당한 김현철 씨에 이날 탈당 기자회견을 하는 김무성 의원 등의 세력화 움직임이 보이는 것. 이재오계로 상도동 출신인 안경률 의원 등의 합류 가능성도 높다. PK지역에 기반을 둔 이들은 애초 국민생각 등과도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국민생각이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선진당과 합당을 추진하면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들이 신당 창당 형식을 취할지 무소속 연대 형식을 취할지에 대해선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안상수 전 대표는 "20~30명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도 정운찬 전 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긍정적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산 사상에서 공천탈락한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3곳으로부터 연락이 와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국민생각, PK신당, 무소속 연대 측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인사들 중 일부는 '순수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정운찬 전 총리도 거리를 두는 등 '비박연대'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부산의 한 여권 인사는 "YS계는 '못 먹어도 고'라는 태세다. 이번 총선 이후까지 내다보고 PK지역에서 박근혜 비대위원장 세력과 보수진영을 갈라치기 하겠다는 마음이라면 '고춧가루 부대' 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이동관 전 홍보수석 등 청와대 출신 새누리당 낙천자들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어느 쪽에 몸을 담느냐에 따라 '비박' 진영의 갈피가 잡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