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선거연대가 어렵사리 타결된 반면, 보수는 분열의 동력이 날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보수성향 중도신당인 '국민생각'이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의원에 이어 현역 의원들의 추가 입당을 위해 부심하고 있다.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의 합당 얘기도 솔솔 피어오른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지난 9일 단독회동한 사실이 알려졌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새누리당 공천탈락자들과 함께 제3세력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비(非)박근혜' 세력 결집 과정에서 정운찬 위원장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성사된 회동이어서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박세일 "범중도우파 단결의 방향으로 가야한다"
국민생각과 자유선진당이 최소 20석 확보를 전제로 합당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새누리당에 맞서 '덩치 키우기'에 나선 것이다.
양 측은 국민생각이 5명 이상 현역을 확보한 뒤, 15석을 가지고 있는 자유선진당과 합당하면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같은 합당 작업이 현실화되면 4.11 총선에서도 제3당의 위상을 굳힐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구상이다. 총선 전 합당으로 원내교섭단체가 되 경우 10억 원의 선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자유선진당 측은 "아직은 합의 수준이라 보기 어렵다"며 거리 두기에 나섰지만 국민생각 측은 이를 부인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도 박세일 대표와 최근 만나 공감대를 이뤘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는 이날 "거대 여당과 거대 야당이 대한민국을 끌어가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범중도우파 단결로 가자는 것이 큰 방향"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양당구조를 극복해야 한다는 면에서 자유선진당과 시대를 보는 안목이 같다"고 말했다.
박세일 대표는 이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과정에서 탈락한 인사들을 폭넓게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여옥 의원과 같이 수도권 '친이계' 인사들 뿐 아니라 민주통합당의 공천 탈락자 이름도 오르내린다.
새누리당에서는 공천 탈락에 반발해 전여옥, 이윤성, 허천 의원 등이 탈당한 상태다.
정운찬 내세운 '친이계 신당' 뜰까?
이런 움직임과 '친이계 신당'의 관계도 관심 거리다. 정치권에서 조금식 흘러 나오는 '친이계 신당'의 중심에는 정운찬 위원장이 있다. 비록 당사자는 이같은 구상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의 역할론에 대한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정운찬 위원장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정 전 총리가 동반 성장의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싶다고 요청해 마련된 자리라는 입장이지만, '친이계 신당' 움직임과 이날 회동의 연결 고리에 대해 온갖 추측이 무성하다.
한편 자유선진당을 탈당해 민주통합당에 최근 복당한 이상민 의원은 11일 논평을 통해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는 그동안 줄곧 어떻게든 세종시를 완전 백지화시키려 온갖 방법과 수단을 동원했던 인물"이라며 "선진당이 국민생각과 합당하겠다는 것은 결국 세종시 백지화 세력과 손 잡겠다는 것이고 결국 선진당의 연명을 위해 충청 지역민들의 뜻과 권익에 배반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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