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도심이 라면을 즐기려는 방문객들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단순히 라면 한 그릇을 맛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갓 튀긴 라면을 구매하려는 대기 행렬이 수백 미터 이어지는 등 구미라면축제가 개막 첫날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
라면이라는 친숙한 먹거리를 지역 산업과 농업, 관광 콘텐츠로 연결한 구미시의 축제 전략이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축제가 실제 지역 상권 활성화와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구미시는 지난 6일 원도심 일원에서 '2026 구미라면축제'를 개막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번 축제는 8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며, 첫날부터 많은 인파가 몰려 축제장 곳곳이 방문객들로 붐볐다.
가장 눈길을 끈 곳은 농심이 마련한 '갓랜드'였다. 갓 튀긴 라면을 구매하려는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대기 행렬이 약 500m까지 이어졌다. 라면을 단순한 공산품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즐기는 먹거리 콘텐츠로 재구성한 전략이 관심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축제는 지난해 35만 명이 방문한 데 이어 규모와 콘텐츠를 한층 확대했으며, 특히 구미만의 차별화된 라면 콘텐츠를 강화하고 먹거리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방문객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 구미밀가리부터 이색 라면까지...지역 농업·소상공인 참여 확대
이번 축제에서 주목할 부분은 지역 농업과 음식문화의 결합이다.
구미시와 지역 농업인, 소상공인이 함께 만든 100% 국산 우리밀 공동브랜드 '구미밀가리'를 활용한 '구미라면축제면'이 대표적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축제의 핵심 먹거리로 활용해 지역 농업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판로와 홍보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축제에는 라면레스토랑 25개와 라면 트럭 8대 등 총 33개 음식점이 참여해, 생참복라면과 송이·능이를 활용한 산중라면 등 지역 특색을 살린 메뉴부터 해외 누들 요리까지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는데, 이는 기존 인스턴트 라면 중심의 소비에서 벗어나 라면을 하나의 외식·미식 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특히 지역 음식점들이 직접 개발한 메뉴는 구미만의 먹거리 경쟁력을 보여주는 요소다. 축제 기간에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음식이 방문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먹거리 공간 확대하고 QR 주문 도입...방문객 편의 개선
축제 운영 방식도 방문객 중심으로 변화했다.
구미시는 대형 주무대 규모를 줄이는 대신 취식공간을 확대하고, 공연을 키친스튜디오와 구미역 후면광장, 농협 주차장 등 여러 장소로 분산 배치했다.
한곳에 인파가 집중되는 현상을 줄이고 방문객들이 먹거리와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재구성한 것이다.
음식 구매 과정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QR 주문과 카카오톡 대기 알림 서비스도 도입했다. 대기시간을 줄이고 음식점 앞 혼잡을 완화해 축제장 이용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첫날부터 농심 갓랜드에 약 500m의 대기 행렬이 형성된 만큼, 인기 콘텐츠에 대한 대기 관리와 보행 동선 확보, 안전요원 배치 등은 남은 축제 기간에도 중요한 운영 과제로 꼽힌다.
◆ 세계 80개국 참여 글로벌 경연...구미 관광으로 확장 시도
축제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국제 콘텐츠와 가족 단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7일에는 '2026 구미 글로벌 라면 챌린지' 본선이 열린다. 온라인 예선에는 세계 80개국에서 1천263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선발된 13개국 13명이 각국의 식문화와 개성을 담은 라면 요리 경연을 펼친다.
라면이라는 대중적인 음식을 매개로 세계 각국의 음식문화를 소개하고 국제적인 관심을 끌겠다는 구상이다.
같은 날 금오산 잔디광장에서는 '브레드이발소와 함께하는 금오산 키즈 페스티벌'이 개최돼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공연 및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구미라면 팝업열차와 관광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해 축제 방문객들이 행사장에만 머물지 않고 구미 곳곳을 경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는 축제의 경제적 효과를 행사장 주변에 한정하지 않고 지역 관광과 소비로 확산시키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35만 명 방문 넘어 지역경제 실질 효과가 과제
구미라면축제는 라면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활용해 지역의 산업적 정체성과 농업, 음식문화를 하나로 묶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특히 구미밀가리와 지역 음식점의 참여는 축제를 단순한 먹거리 행사에서 지역 생산자와 소상공인이 함께하는 경제 콘텐츠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방문객 숫자만으로 축제의 성공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많은 인파가 몰리더라도 소비가 일부 인기 매장에 집중되거나 행사장 주변에만 머문다면 지역경제 전반으로 효과가 확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문객의 체류시간과 실제 소비 규모,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변화, 주변 상권 방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매년 반복되는 축제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구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고유한 먹거리와 관광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라면축제는 지역의 산업과 농업, 음식문화를 라면이라는 친숙한 콘텐츠로 연결한 구미만의 축제"며, "남은 기간에도 방문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축제를 즐기고, 원도심과 지역 상권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라면 한 그릇에서 시작된 구미의 축제 실험이 지역 농업과 소상공인, 관광산업을 함께 성장시키는 도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제 축제의 성과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아왔느냐를 넘어, 방문객의 발길이 얼마나 오래 머물고 지역경제에 얼마나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었느냐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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