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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의 도시’ 영주…시민 173명당 쉼터 1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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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의 도시’ 영주…시민 173명당 쉼터 1곳

정자·농심나눔쉼터 577곳 포화상태…설치심의위원회 필요

경북 영주시가 ‘정자의 도시’가 되고 있다. 영주시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정자와 쉼터는 모두 577곳으로, 시민 173명당 한 곳꼴이다.

이미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신규 설치는 계속되고 있다. '영주시 야외 정자설치 및 관리조례'(이하 정자설치 및 관리조례)가 제정된 2023년부터 현재까지 33곳이 추가돼 매년 10곳 이상 늘어나고 있어, 주민 편의를 위한 쉼터인지, 지역별 설치 경쟁에 따른 예산 낭비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자설치 및 관리조례가 정자 난립을 막기보다 설치 요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설치 이후 관리 책임까지 영주시에 부담시키는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영주시에는 공공 야외정자 369곳과 농심나눔쉼터 208곳이 설치돼 있다. 농촌마을과 공원, 관광지 등에 설치된 정자는 주민과 관광객에게 필요한 휴식 공간이지만, 이용 인원과 주변 대체시설, 기존 정자의 이용률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설치하면 예산 낭비와 관리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현행 ‘정자 설치 및 관리 조례’ 제6조는 “야외정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장소에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설치 대상에는 마을회관·경로당·공원·쉼터 등 마을 공공장소와 준공인가일로부터 10년이 지난 공동주택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설치할 수 있다’가 아니라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강행규정처럼 읽힌다는 지적이다. 마을 대표가 설치를 요청하면 읍·면·동장은 자체 검토 후 신청서를 설치 부서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설치 부서는 현장 확인 등을 거쳐 다음 연도 예산편성 전까지 설치계획을 수립하고 예산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영주시가 설치계획과 예산 반영을 검토해야 하는 구조여서 마을과 지역구별 설치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영주시의회 경제도시위원장 손성호의원은 “조례제정 당시 다수의 의원들이 아파트 단지 내 설치 요구가 늘어날 수 있고, 또 의원들의 지역구별로 경쟁적인 설치 압박을 받을 경우 발생할 형평성 문제가 있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현재 수준보다 정자가 더 많아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는 위원회를 구성해 설치 필요성과 대상지의 적정성을 심의한 뒤 정자가 설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조례 개정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사후관리 책임도 문제다. 조례는 야외정자가 파손됐을 경우 지체 없이 보수해 이용자의 불편이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주시가 마을이나 공동주택에 정자를 설치한 뒤 파손과 노후화에 따른 보수·관리 비용까지 계속 부담할 수 있다.

공원이나 관광단지처럼 불특정 다수의 시민과 관광객이 이용하는 정자는 영주시가 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 반면, 공동주택이나 특정 마을 등 제한된 주민의 편익을 위해 설치한 정자까지 영주시가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 영주시 정자와 쉼터는 모두 577곳으로, 시민 173명당 1곳으로 이미 포화상태이지만 매년 10곳 정도가 설치되고 있어 설치심의원회를 설치해 시의원 지역구 별로 경쟁적으로 늘어나는 정자와 쉼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프레시안(최홍식)

정자 난립과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위원들로 ‘야외정자 설치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신규 설치의 필요성과 적정성, 기존 시설과의 중복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시설은 영주시가 관리하되, 공동주택이나 특정 마을 등 특정 수혜자를 위해 설치한 정자는 해당 수혜자들이 사후관리와 보수 책임을 맡도록 관리 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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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식

대구경북취재본부 최홍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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