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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연락사무소 폭파한 北에 "446억 배상하라" 했지만 …한 푼도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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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연락사무소 폭파한 北에 "446억 배상하라" 했지만 …한 푼도 못 받는다?

꽉 막힌 남북관계 속 배상 집행 사실상 불가능…통일부 "대화 재개되어 남북 간 문제 대화·협력 통해 해결되길 기대"

지난 2020년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을 두고 윤석열 정부 당시 통일부가 북한에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은 북한이 대한민국 정부에 약 446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북한의 법적 잘못이 남한 법원에서 인정된 셈이지만, 실제 이를 집행할 방법은 없어 상징적 판결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김형철 부장판사)는 대한민국 정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원고가 청구한 446억 2641만 722원 이라는 금액을 사실상 그대로 인용했는데, 구체적 판결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판결에 대해 통일부는 이날 "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며 "정부는 남북대화가 재개되어 모든 남북간 문제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통일부는 지난 8월 10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선고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다음날인 11일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소송을 취하하기 위해 선고 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한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소 취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0년 6월 16일 오후 2시 50분경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는데 해당 건물은 2005년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준공된 이후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4.27 판문점 선언 합의 이행 차원에서 그해 9월부터 공동연락사무소로 사용돼 왔다.

이에 해당 건물은 남한 정부의 국유재산으로 분류됐고,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폭파 행위가 남한 정부의 손해를 입힌 불법행위라는 판단 하에 지난 2023년 6월 14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통일부는 "2023년 6월 16일 부로 완성되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중단하고 국가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오늘 14시경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우리 측 남북공동연락 사무소 청사와 인접한 종합지원센터 건물에 발생한 국유재산 손해액 합계 447억 원(연락사무소 약 102.5억원+종합지원센터 약 344.5억원)에 대하여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법률적으로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아울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등 남북 간 합의를 위반한 것이며, 남북 간에 상호존중과 신뢰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해당 소송은 남한 정부가 북한 정부를 상대로 남한 법원에 소송을 낸 최초 사례였다. 하지만 피고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 실제 승소한다고 해도 집행이 여의치 않다는 점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에 북한으로부터 금전적 배상을 받아내기보다는 채권을 보전한다는 목적과 함께 상징적 조치로 실행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설사 남한 정부가 승소한다고 해도 집행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소송을 제기했을 당시 통일부 당국자는 "법무부 등 유관부서와 협의하여 가능한 강제집행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유사한 사례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하 경문협)을 대상으로 해서 지금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있는데 이러한 추심 소송 결과를 함께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경문협이 북한에 지급해야 할 저작권료가 재판 승소 시 집행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을지를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이 금액을 압류하려는 소송은 한국 법원에서 패소한 바 있다.

2008년 대북 송금이 막힌 이후 경문협은 북한에 지급해야 할 저작권료 약 18억 원을 법원에 공탁한 상태다. 이 금액을 집행하는 것에 대해 법원은 저작권료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이를 국가 책임에 해당하는 '배상금'으로 지불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당 건물이 폭파에 이른 직접적 원인은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문제였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폭파 당일인 2020년 6월 16일 보도에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쓰레기'라고 비난하며 사태의 책임을 남쪽에 돌렸다.

이와 함께 2018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재개되지 않는 상황, 한미 군사 훈련의 지속, 국제사회 및 미국 제재 상존 등의 여건이 북한의 폭발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폭파 사흘 전인 2020년 6월 13일 김여정 당시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련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연락사무소 폭파를 예고하기도 했다.

폭파 이후 문재인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서호 당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은 브리핑을 통해 "북측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한 것은 남북관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있어서는 안 될 행위로 이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서호 소장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는 2018년 판문점선언의 위반이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의 일방적 파기"라며 "그동안 북측의 거친 언사와 일방적 통신 차단에 이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는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6.15 공동선언 20주년 다음 날 벌어진 이러한 행위는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염원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북측은 이번 행동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지난 2020년 6월 1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16일 개성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로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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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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