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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의 건강한 식품이야기] 제로 음료의 시대, 무엇을 마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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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의 건강한 식품이야기] 제로 음료의 시대, 무엇을 마실 것인가

설탕을 뺀 자리에 무엇이 들어왔나

▲ 기름진 감자튀김 옆에 놓인 제로 콜라. 어쩐지 익숙한 조합이다. 열량 높은 음식은 그대로 즐기면서 음료에서만 설탕을 덜어 내는, 이 작은 역설 속에 우리의 다이어트가 있다. 제로 음료는 당을 줄이는 대안일 뿐, 그 앞의 식사 자체를 가볍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프레시안(문상윤)

마트의 음료 코너가 '제로'로 뒤덮였다. 콜라와 사이다는 물론이고 이제는 소주까지 제로를 내건다. 설탕을 뺐다니 반가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마음껏 마셔도 되는 것일까? 설탕을 뺀 자리에 무엇이 들어왔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먼저 가당음료, 곧 설탕이 든 음료가 왜 문제인지부터 짚자. 액체로 마시는 당은 포만감을 거의 주지 않으면서 열량과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설탕이 든 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은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관된다. 세계보건기구는 유리당(식품에 첨가한 당) 섭취를 하루 총열량의 10% 미만, 가능하면 5% 미만으로 줄이라고 권한다. 이 기준에서 보면 설탕 음료를 제로 음료로 바꾸는 흐름은 방향이 옳다.

제로 음료의 단맛은 대체감미료가 낸다. 종류는 크게 셋이다.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같은 인공감미료, 에리스리톨과 자일리톨 같은 당알코올, 그리고 스테비아와 알룰로스처럼 자연에서 얻은 것이다. 공통점은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면서 열량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문제는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다. 여기서는 겁을 주지도 안심시키지도 않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볼 필요가 있다. 아스파탐은 2023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로부터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되었다. 다만 2B군은 '발암 증거가 제한적'이라는 뜻이며 같은 시기 식품첨가물 안전을 평가하는 전문가위원회(JECFA)는 일일섭취허용량을 체중 1㎏당 40㎎으로 유지했다. 체중 60㎏ 성인이 이 한도에 닿으려면 다이어트 콜라를 하루에 십수 캔 넘게 마셔야 한다. 통상적인 섭취량에서는 안전하다고 본다는 뜻이다.

한편 당알코올인 에리스리톨과 자일리톨은 최근 다른 각도에서 주목받았다. 혈중 농도가 높은 사람에게서 심근경색과 뇌졸중 같은 심혈관 사건의 위험이 높게 나타났고 혈전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가 2023년과 2024년에 발표되었다(Witkowski 외, 2023·2024). 다만 이들은 관찰과 기전 연구로 인과관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논쟁이 진행 중이다.

정책의 방향도 참고할 만하다. 세계보건기구는 2023년 체중 조절이나 만성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비당류 감미료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장기적으로는 체중 감량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오래 쓰면 오히려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감미료를 금지한다는 뜻이 아니라 '건강해지려는 전략'으로 권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함정이 하나 있다. '제로'가 곧 '건강'은 아니라는 점이다. 열량이 없더라도 계속 강한 단맛에 길들여지면 단 음식 전반을 찾는 입맛은 그대로 유지된다. 또 제로 음료에도 치아를 상하게 하는 산이나 카페인, 여러 첨가물이 들어 있을 수 있다. 설탕만 뺐다고 마음껏 마셔도 좋은 음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편에도 비슷한 오해가 있다. '백설탕 대신 원당이나 흑설탕, 꿀을 쓰면 건강하다'는 믿음이다. 덜 정제한 당에 칼슘이나 철분 같은 미네랄이 조금 더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양은 영양학적으로 의미를 두기 어려울 만큼 적다. 원당으로 하루에 필요한 미네랄을 채우려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당을 먹어야 한다. 게다가 우리 몸은 원당이든 백설탕이든 꿀이든 결국 같은 당으로 분해해 똑같이 처리한다. 혈당과 열량에 미치는 영향에는 큰 차이가 없다. '천연'이나 '비정제'라는 말이 붙어도 이들은 모두 줄여야 할 첨가당이다. 당은 종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총량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마셔야 할까. 설탕 음료를 제로 음료로 바꾸는 것은 당장의 당과 열량을 줄이는 과도기적 개선으로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궁극의 기본은 언제나 물이다. 무가당 차나 담백하게 내린 커피, 탄산수도 좋은 선택이다. 다만 차나 커피가 물을 온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과거 '커피는 오히려 몸의 물을 빼앗는다'는 말은 과장이며 적당한 커피와 차도 수분을 어느 정도 보탠다. 그러나 이들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어 마실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고 그것만으로 하루 수분을 온전히 채우기는 어렵다. 수분의 기본은 물로 채우고 차와 커피는 그 위에 더하는 즐거움으로 두는 편이 좋다. 핵심은 단맛의 강도를 서서히 낮춰, 덜 단 음료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무엇을 뺐는가'보다 '무엇을 마시는가'가 더 중요하다. 가장 확실한 음료는 지금도 앞으로도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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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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