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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 파견교사는 '정책 설계자'인가 '장학사 보조'인가

교원단체·전직 교권보호관 역할론 충돌…"교육청 시스템 자체를 부정하는 것"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전북교육인권센터에 파견교사 3명을 배치한 가운데 이들의 역할과 권한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현장 교사의 경험을 정책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과 검증 절차 없이 교육전문직의 권한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는 2일 "파견교사가 위계적인 업무분장에 따른 보조업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현장의 요구를 바탕으로 지원체계를 설계하고 개선하는 데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활동 침해와 아동학대 신고, 학교 민원 대응은 법률·심리·관계회복 지원을 하나의 체계로 신속하게 연결해야 하는 만큼 학교 현장을 잘 아는 교사의 경험이 정책 설계에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다른 교원단체의 입장은 이와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북교사노조 정재석 위원장은 이번 파견교사 인선을 "전교조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한 전형적인 코드인사"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파견교사 문제는 처우가 아니라 역할의 문제"라며 "엄격한 선발시험과 자격 검증을 거친 교육전문직이 아닌 파견교사에게 장학사 업무를 맡기면 공정성의 원칙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전 전교조 전북지부장과 전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이 파견교사로 선발된 점을 거론하며 "정책 설계자인지 정책 설계자의 보조자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며 파견교사들이 장학사 업무를 맡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교총도 파견교사의 '현장 경험과 정책 논의 참여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책설계권'부여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은 "정책은 몇 명의 파견교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폭넓은 현장의 목소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파견교사는 현장과 교육청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몇 명의 파견교사가 전북 전체 교원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지금 교권 담당 변호사 채용 문제만 봐도 그렇다"면서 "기존에는 교권보호관과 전담변호사를 중심으로 교권침해와 아동학대 신고 등에 대응하는 체계가 운영돼 왔는데 그 체계가 바뀌고 새롭게 변호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정작 학교 현장의 의견을 얼마나 충분히 수렴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오 회장은 또 "파견교사에게 정책설계권을 주면 교권보호 정책이 좋아질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확대된 해석"이라면서 "파견교사에게 권한을 더 주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현장의 다양한 의견이 실제 결정권자에게 전달되고, 그 의견을 바탕으로 책임 있는 정책 결정이 이루어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교권보호처럼 법률적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함께 필요한 분야라면, 교원단체와 현장 교원, 피해교원, 법률전문가 등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실제 권한과 책임을 가진 교권보호 책임자나 장학사, 장학관급에서 정책을 설계하고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전북교육청 초대 교권보호관을 지낸 유재복 전북교권보호연구원장은 더욱 강한 어조로 정책설계권 부여 주장에 반대했다.

유 원장은 "교육청에서 정책 설계자는 장학사"라며 "파견교사는 공모 당시 명시된 업무를 장학사의 지시에 따라 수행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견교사에게 정책 설계 권한까지 부여하면 장학사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파견교사가 장학사의 권한을 뛰어넘는 옥상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견교사 확대 과정도 문제 삼았다. 전북교육인권센터에서 근무했던 파견교사 2명은 정규 교원 정원 문제 등에 따른 연도별 복귀 계획에 따라 2024년과 2025년 각각 학교로 돌아갔는데, 전북교육청이 교권전담변호사 정원을 줄이면서 갑자기 파견교사 3명을 공고·선발했다는 것이다.

유 원장은 이를 두고 "늘려도 모자랄 교권전담변호사 정원을 줄이고 파견교사 3명을 짧은 기간에 선발한 것도 문제인데, 이들에게 정책 설계의 실질적 권한까지 줘야 한다는 것은 교육청의 시스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권보호 체계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유지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어떤 공식적인 구조로 정책에 반영할 것 인지가 핵심일 것이다. 이에 대한 설계와 설명 없이 파견교사에게 모호한 역할만 부여한다면 전북교육청 스스로 행정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전북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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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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