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은 구조적 특성에 따라 크게 건물 상가형과 노점·길거리 형태로 구분된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전통시장은 대다수 길거리 형태의 시장이다.
이러한 대규모 길거리 전통시장은 유동인구가 많고, 밀집도가 높아 항상 크고 작은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10년 이후, 지자체 주도로 전통시장 내 CCTV 설비가 유행처럼 대거 설치되며 초기 안전 인프라 구축에 기여한 바 있다.
그러나 설치 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 전국의 수많은 전통시장 CCTV 설비는 극심한 노후화로 인해 ‘먹통’ 상태로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옥외 환경 노출로 ‘기대수명 5년 미만’… 관리 주체 없는 길거리 시장의 한계
통상 옥외에 설치된 CCTV 카메라 본체의 기술적 수명은 최대 7~9년 수준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이미지 센서 열화로 인한 화소 결함 및 렌즈 백화에 따른 주변부 흐림 현상 등이 발생해 피사체를 식별하기 어려운 ‘불능 화면’을 출력하게 된다.
특히 상가형 건물 전통시장은 별도의 시설관리 인력이 상주하며 상시 점검이 이뤄지는 반면, 길거리 형태의 전통시장은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
카메라는 물론, 배선 장비가 외부 환경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어 먼지와 극심한 온도 변화 또는 습기 등 다양한 열화 요인으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훨씬 짧은 ‘5년 미만’에 고장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사후 관리다. 현재 수 많은 전통시장의 CCTV가 엉뚱한 방향을 향하고 있거나 녹화 자체가 되지 않는 상태로 방치돼 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한정된 예산과 지원 속도 탓에 노후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실상 상시 모니터링 인력이 없는 길거리 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안전사고 예방이라는 본연의 기능은 마비된 채 사고 후 원인 규명조차 어려운 ‘유령 카메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 ‘단순 교체’ 넘어 ‘AI 지능형 CCTV’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전통시장 안전 관리의 핵심은 화재나 추락 또는 실신 등 치명적인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상시 모니터링 요원이 없더라도 시스템이 이를 즉각 포착하고, 관계자 및 지자체 관제센터에 통보(알람)하는 ‘골든타임 확보’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단순히 낡은 카메라를 새것으로 바꾸는 예산 낭비성 교체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인력 공백을 메우고 상시 감시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AI(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지능형 CCTV’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AI 지능형 CCTV는 카메라 자체 또는 관제 서버에서 △연기 △불꽃 △이상 거동 △쓰러짐 등의 위험 패턴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분석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관리자의 스마트폰이나 소방서 등 유관기관에 자동으로 경보를 전송하기 때문에 상주 관리 인력이 부족한 길거리 전통시장의 환경적 한계를 완벽히 보완할 수 있는 최선의 개선책으로 꼽힌다.
전통시장의 활성화는 안전이라는 기본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 지자체와 관련 공공기관은 예산 부족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전통시장 방재 인프라를 스마트화하는 정책적 안목과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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