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끄는 서울시가 돌봄 노동자 등의 원하청 교섭 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조례·위수탁 계약 등으로 하청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개입하면서도 교섭에 나오지 않는 것은 책임 회피라며 시정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는 16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법 2, 3조가 개정돼 간접고용 노동자, 공공부문 노동자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이 온전히 보장될 것을 기대했다"며 "그러나 원청인 서울시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 뒤에 숨거나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시립남부장애인복지관 등 12개 사업장 하청 노조가 보낸 교섭 요구에 대해 지난 9일 거부 공문을 회신했다. 이유는 △서울시가 원청 사용자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점 △ 법령 또는 의회가 의결한 예산에 따라 형성된 근로조건은 노사 교섭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점 등이었다.
이에 대해 본부는 "이미 원청교섭을 요구한 돌봄노동자에 대한 교섭 거부를 철회하고 교섭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차기 서울시장은 서울시 투자기관, 출자출연기관 노동자의 모범사용자로 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공운소노조 소속 하청 노조 간부들도 직접 발언했다. 나도철 서울시출연기관지부장은 "서울시는 조례를 근거로 투자출연기관의 조직, 사업 운영 전반에 대해 사전 협의를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협의의 실체는 일방적 통제"라며 출연기관에 대한 서울시의 원청 사용자성을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이 수행하는 사업은 시장이 시민에게 약속한 기본 책무를 대행하는 것"이라며 "서비스를 직접 수행하는 노동자들의 애로사항을 청휘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시혜적 조치가 아니라 시장으로 마땅히 해야 할 책무"라고 덧붙였다.
이은복 시립중계요양원분회장도 "서울시는 위수탁 계약을 통해 노동자의 채용, 임금, 복리후생을 규정하고 있다. 노동관계법 준수와 교육, 급여 지급까지 세세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노동조건에 직접 개입하면서 교섭은 하지 않겠다는 것은 책임 회피이며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본부는 이날 서울시 지방선거 정책요구안도 발표했다. △지방정부부터 노정교섭, 원청교섭 실현 △대중교통, 의료 등 필수서비스 공영화 및 공공성 강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좋은 일자리 확대 등이다.
한편 서울시의 원청 사용자성 인정에 대한 노동위원회 판단은 각 사업장의 노동조건을 규정한 법령·조례의 유무, 하청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대한 서울시의 구조적 통제 성립 여부 등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에서 법률이나 예산으로 정한 노동조건은 교섭사항이 아니라고 밝혔다. 민주적 의사결정 결과를 교섭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노동부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법령에 규정된 바 없이 예산 재량권을 갖고 노동자를 간접고용해 사업을 운영하면, 각각의 노동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 성립 여부를 따져 교섭의무를 지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경기지방노동위원회도 지난 13일 공공연대노조가 화성시체육회 노동자에 대한 화성시의 사용자성을 인정해달라는 취지로 낸 교섭요구 관련 시정신청을 '화성시는 지방의회가 조례로 정한 예산을 집행하는 주체일 뿐 화성시체육회의 노동조건을 직접 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원청 사용자성에 대한 노동위원회 첫 판단이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