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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강성기 천안시의원님 전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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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강성기 천안시의원님 전상서

“무혐의인데 성희롱 인정?”

같은 사건인데, 다른 결론의 이유가 뭘까?

강성기 충남 천안시의원님께서 무척 억울해 하신다 하여 몇 자 적어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민의힘 복당까지 하셨는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배제 명단에 이름을 올리셨으니…, 많이 속상하실 듯 합니다.

하지만 형사처벌과 징계 기준은 다르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같은 사건인데 결론은 정반대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경찰과 검찰은 무혐의, 의회는 성희롱 인정.

천안시의회 성고충심의위원회가 강 의원님의 발언 4건을 성희롱으로 판단하면서,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과연 무엇이 다른 걸까요.

핵심은 ‘법의 기준’이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형사처벌은 범죄를 다룹니다. 특히 성추행은 강제추행죄가 적용됩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폭행 또는 협박’이 존재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폭행은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 피해자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유형력을 의미합니다.

즉, 불쾌했다고 해서 모두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반복적으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정도의 강제력’을 요구해왔습니다.

이 기준을 넘지 못하면 형사처벌은 어렵습니다.

반면 조직 내부의 성희롱 판단은 완전히 다른 기준을 씁니다.

고용 영역에서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 기준이 됩니다.

여기서 성희롱은 ‘업무 관련성’과 ‘성적 언동’, 그리고 ‘피해자가 느끼는 굴욕감이나 혐오감’이면 성립합니다.

즉, 강제력은 필요 없습니다. 불쾌한 발언, 외모 평가, 성 역할 발언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20대 여성공무원 앞에서 “나는 임자((아내)가 원하지 않으면 절대 건드리지 않아”같은 말을 서슴없이 하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결국 같은 행위라도 형사 기준에서는 ‘처벌 불가’, 징계 기준에서는 ‘명백한 성희롱’이 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노조는 “631일 지연”을 지적했습니다. 여성가족부 지침은 30일 내 처리를 권고하고 있지만, 실제 심의는 1년 9개월이 지나서야 이뤄졌습니다.

이 지점에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깁니다.

수사가 먼저냐, 조직 보호가 먼저냐.

형사 사건은 ‘의심이 남으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적용됩니다. 반대로 조직 내 판단은 ‘피해 보호’가 우선입니다.

두 제도의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형사는 ‘처벌’, 조직은 ‘예방과 보호’

그래서 같은 사건에서도 결론은 갈립니다.

그러나 이 간극이 클수록 피해자는 혼란을 겪습니다. “무혐의인데 왜 성희롱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법은 누구를 기준으로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이번 사건은 한 가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성희롱 문제는 더 이상 형사처벌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법은 최소한의 기준이고, 조직의 책임은 그보다 넓습니다.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그 질문이 이제 남았습니다.



장찬우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장찬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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