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항목이 불필요하게 편성됐다는 주장이 지속되자 정부가 반박에 나섰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기금운용계획 중 '중화권 시장 유치 확대' 사업 명목으로 관광객 짐 배송·보관 서비스 예산이 확대된 점을 두고 '중국 추경'이라며 공세를 편 데 따른 것이다.
이 사업은 공교롭게도 같은날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들 간의 오찬 회동에서 거론되며 관심을 받았지만, 정작 전날 소관 상임위 심사 단계에서 이미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심사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이번 추경에 중화권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한 예산을 편성한 이유'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의 질문에 "지금 같은 비상상황에서 외래 관광은 외화를 벌고, 내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핵심 산업"이라며 "거리가 가깝고 인구가 많은 중국은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되는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에 "이것을 '중국 추경'이라고 주장하는 건 혐중 정서를 자극하는 선동일 뿐"이라며 "중국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여당이 '위기 상황'이라면서 앰뷸런스 타고 쇼핑 다니는 느낌"이라며 "중국인 관광객 짐을 캐리(carry, 운반)해 주는 서비스 예산이 들어가 있다"고 국민의힘의 공세에 동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소관 추경안 심사 검토 보고서를 살펴보면 관광진흥개발기금 운용계획 변경안 내용 중 △주요 항공·항만에 중국인 환대 부스 및 환영 행사 추가 운영을 위해 10억 원 △간편 결제 이벤트 및 '짐 캐리' 서비스 이용 활성화 지원을 위해 15억 원 등을 확대 편성하는 내용이 정부안 원안에 실려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을 포괄하는 상위 항목인 '외래 관광객 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 사업' 전체에는 총 306억 원이 증액 편성됐다.
이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2월 말 확대관광전략회의에서 나온 부분"이라며 "고유가로 인해 중국인들이 유럽으로 안 가고 한국을 비롯한 인근 지역으로 많이 오니, 이 기회에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민간 서비스의 일부, 짐당 70원을 보조하는 이 사업이 이번 추경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천 의원이 "이 비슷한 예산이 2026년 본예산에 올라왔는데, 전년 대비 38% 감액된 사업이다. (본예산에서) 감액된 사업을 추경에 넣은 것"이라고 지적하자, 박 장관은 "중동 상황 발생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진입하는 걸 고려한 사업으로 보인다"고 반론하기도 했다.
다만 박 장관은 "짐 배달 사업 관련한 부분은 국가 회의에서 나온 걸 문체부에서 올린 사업이지만, 문체위 안에서 여야가 감액으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절차에 의해 처리될 걸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전날 문체위에서는 소관 추경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짐 배달 사업' 5억 원 전액을 포함해 '외래 관광객 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 사업' 예산 306억 중 25억을 감액해 예결위로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쓰레기봉투 사재기에 "경제 미치는 영향 커…가짜뉴스 대응"
이날 예결위에서는 중동 전쟁 여파에 따라 비닐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점도 언급됐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종량제 봉투와 관련된 가짜뉴스, 허위 조작 정보가 범람한다"고 짚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쓰레기봉투의 경우 3개월 이상 재고를 갖고 있다"며 "당장 못 구하는 것처럼 하니까 막 사고, 가수요가 붙어서 정작 사다 놓아도 쓰지도 않는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성준 예결위원장은 "아내 심부름으로 집 앞 슈퍼에 가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러 갔는데, 사장님이 '손님들이 한꺼번에 여러 묶음을 사가다 보니 다 떨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 묶음씩만 팔 걸 그랬다'고 말씀하시더라"라며 "중동 사태의 파고가 국민 일상까지 영향을 미쳐가고 있다"고 경험담을 전하기도 했다.
'가짜뉴스' 비판의 연장선에서, 노 의원은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 등이 유튜브를 통해 주장하는 '울산 석유 90만 배럴 북한 유입설' 문제점도 지적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에서도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유포 당사자를) 고발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주장이 다시 나오기도 했다. 3성 장군 출신의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유조선 한 척이 실제로 호르무즈해협에서 어떠한 상태로 나올 수 있는가, 이지스함 한 척과 호위함 한 척이면 유조선을 호위해서 나올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까지 가는 거라도 정부는 검토해 봤나"라며 "제가 군 출신이지만 여기에 대한 통과를 위해 국가가 할 수 있는 무력을, 필요하다면 출동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그것마저도 못한다면 이건 실제로 국가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을 두고 '선거용', '매표', '물가 상승 압력' 주장을 이어갔다. 이에 박홍근 장관은 "그렇지 않다"며 "빚 없이 편성한 추경이므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낮다", "오히려 물가 방어적 사업들이 많다"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추경안에 포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시기에 대해서는 '5월 중 마무리'를 목표로 언급했다. 그는 "여야가 사안의 중요성 감안해 오는 10일에는 (추경안을) 합의 처리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처리되는 대로, 정부 차원에서 조기·신속 집행을 위한 내부 준비 회의를 갖고 있다"며 "추경 처리 직후에 국무회의를 제가 열고, 긴급재정집행점검회의를 11일 바로 열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장관은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은 행정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4월 중 지급이 가능할 걸로 보인다. 나머지 국민 중 하위 70%에 대해서는 5월 중 지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가능할 걸로 저희는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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