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프레시안 9월5일자) 안동시청 축산과 수산팀장 김태호 씨가 환경부 장관에게 보낸 손편지가 지역 사회에 큰 울림을 안겼다. 공직자의 틀을 벗고 한 사람의 아들이자 이웃으로서,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쓰는 심정으로 고향 어민들의 절박한 현실을 호소한 바 있다.
사건은 2022년 10월, 안동호 상류에서 포획된 메기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총수은이 검출되며 시작됐다. 이에 따라 해당 수역의 내수면 어업이 전면 중단됐고,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어민들은 생계를 잃은 채 버텨야 했다. 김 팀장은 현장에서 빚만 남았다는 어민들의 절망을 마주하며 “공직자로서 자존감마저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안동시는 자체 예산을 통한 지원을 검토했지만, 피해 규모가 크고 원인이 국가가 관리하는 수역에서 비롯된 사안인 만큼 지방 재정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시는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를 상대로 국비 지원을 요청하며 협의를 이어왔으나,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는 이유로 보상 대책 마련은 장기간 지연됐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오염원 제거 후 재검사를 통해 조업 재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대규모 수면인 안동호의 퇴적물 오염원을 제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조업 정상화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에 안동시는 장기간 조업 중단으로 생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어업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폐업보상’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김 팀장이 환경부 장관에게 보낸 손편지가 알려지며 사회적 관심이 모아졌고, 이후 피해 어업인들과 안동시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전환점을 맞았다. 2025년 9월경 안동호 어류 중금속 검출에 대한 원인 규명 용역을 실시한 뒤, 보상 재원에 대한 국비 지원을 추진한다는 협의가 이뤄진 것이다.
안동시는 이 같은 협의를 바탕으로 시 자체 예산을 편성해 현재 폐업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올해 상반기 내 보상 절차를 마무리해 어업인들의 조속한 전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폐업보상은 1975년 안동호 준공 이후 50여 년간 이어져 온 내수면 어업이 역사 속으로 물러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보상금을 신청하러 온 한 어업인은 “조업 중단 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제라도 보상을 받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아들과 둘이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왔던 터라 폐업하게 된 현실이 착잡하다”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중금속 검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폐업을 선택해야 하는 어업인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라며 “이번 보상금 지급을 통해 어업인들이 새로운 생업으로 전환해 생계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보상 재원의 국비 확보를 위해서도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호 팀장은 편지의 마지막에서 “장관님의 따뜻한 배려는 단순한 돈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적었다. 국가가 만든 구조물, 국가가 관리해온 수역에서 발생한 피해가 더 이상 지역과 개인의 몫으로만 남지 않기를 바라는 절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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