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민병덕(경기 안양동안갑) 의원은 지난 19일 5·18 민주화운동 당시의 진실을 기록하고 이를 국내외에 알리는 데 기여한 인사를 ‘5·18 민주유공자’로 예우하는 내용을 담은 ‘5·18민주유공자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20일 민 의원에 따르면 현행법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을 민주유공자로 규정하고, 교육·취업·의료 등 국가적 예우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군부의 폭력과 언론 통제 속에서도 학살의 진실을 기록하고 이를 국내외에 알리는 데 헌신한 이들의 공로는 피해 중심의 요건에 가로막혀 제도적으로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해 왔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대표적 사례로는 독일 공영방송 ARD 소속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있다. 힌츠페터 기자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집단 발포와 민간인 학살 현장을 촬영·보도해 5·18의 진실을 국제사회에 처음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의 보도는 이후 국내 진상규명과 민주화 여론 형성의 출발점이 됐다.
그러나 힌츠페터 기자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현행 5·18 보상 관련 법률상 민주유공자 심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국가 차원의 공식적인 예우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며, 5·18기념재단이 주최하는 ‘힌츠페터 보도상’이 사실상 유일한 기념 사업이다.
그의 유해 또한 ‘5월 민족민주열사 묘역’ 내 화장실 인근에 안장돼 장기간 방치된 상태로, 유족들은 한국 정부의 무관심에 실망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힌츠페터 기자를 광주로 안내한 택시운전사 김사복씨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김씨는 당시 힌츠페터 기자와 함께 계엄군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직접적인 부상이나 사망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 민주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유족들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진단서를 보완해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제도적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사실을 기록·전파하는 데 현저히 기여한 사람을 ‘5·18민주화운동 특별공로자’로 신설하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민주유공자로 예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적이나 신체적 피해 여부가 아닌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실질적 기여를 기준으로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민 의원은 “민주주의는 총과 탱크 앞에서의 용기와 희생으로 지켜졌지만, 진실을 숨기지 않고 기록하며 끝까지 알린 사람들의 헌신으로 완성됐다”며 “힌츠페터 기자와 김사복씨는 그 상징적인 존재”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이라는 이유나 직접적인 부상이 없다는 이유로 민주화의 공로를 외면하는 것은 국가가 역사 앞에서 져야 할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5·18의 역사적 진실을 지켜낸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국가적 예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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