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도화엔지니어링(이하 도화)이 비상장 관계회사 농업회사법인 인워터솔루션(IWS) 지분을 내부 관계자 지인에게 헐값에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상장사의 중요사항 공시가 적시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주주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의사결정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프레시안> 취재에 따르면 도화는 2024년 6월 초, IWS 주식 6000주(지분 약 6%)를 도화 직원의 지인 2명에게 주당 5000원, 액면가에 매각했다. 도화가 2021년 8월 IWS에 투자할 당시 주당 약 9만 8000원에 주식을 취득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3년 만에 약 1/20 수준의 가격으로 지분을 처분한 셈이다.
이 거래로 도화의 IWS 지분율은 기존 47%에서 약 41%로 낮아졌고, 지인 2명은 약 6%의 지분을 확보했다.
논란의 핵심은 이 같은 지분 구조 변화가 즉시 공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본시장법은 상장사에 대해 ‘투자자의 합리적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거래소 공시규정 역시 주요 경영사항 발생 시 원칙적으로 사유 발생일에 수시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거래는 단순한 소액 주식 매매를 넘어, 최대주주가 보유한 관계회사 지분 중 약 12.8%를 한 번에 제3자에게 처분한 사안이다.
자본시장법 전문가인 한 변호사는 “비상장 회사 주식 거래라 하더라도 상장사의 자산 구성이나 지배구조에 실질적인 변화가 발생했다면 공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사안은 금액 기준만으로 공시 여부를 판단하기보다는 지배력과 의결권 구조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형식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더라도 투자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면 공시 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분 양도 직전인 2024년 5월 28일, IWS 임시 이사회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결의된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당시 이사회는 도화의 정규직원인 홍성원 상무와 제상희 이사가 참석해 별도의 주식가치 평가 없이 액면가로 신주 발행을 결정했다.
이후 6월 27일 진행된 증자에는 도화와 앞서 지분을 취득한 지인 2명이 모두 참여했다. 그 결과 지인 2명의 지분율은 약 6%에서 9%로 확대됐고, 도화는 증자 참여를 통해 IWS 지분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IWS 소수주주측과 업계 일각에서는 “지분 헐값 양도와 이후 증자가 결과적으로 특정인에게 유리한 구조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도화는 IWS의 재무 악화를 이유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지만, 도화가 2023년에도 IWS 해외 스마트팜 사업에 약 48억 원을 투입하며 투자 가치를 인정해왔다는 점에서 “설명에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안은 주주 이익 보호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2025년 개정된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명확히 확장했다.
상법 전문 한 변호사는 “상장사 이사가 회사 자산 처분이나 지배구조 변경을 결정할 때, 특정인에게 유리하고 일반 주주에게 불리한 결과가 발생했다면 주주 이익 침해 여부가 직접적인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의무 위반 여부와 함께 업무상 배임 가능성도 거론된다. 회사 자산을 적정한 평가 없이 저가로 처분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제3자에게 이익을 제공했다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도화는 수억 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지분을 수천만 원에 처분한 셈이어서, 향후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WS 소수주주측은 현재 신주발행 무효 소송을 진행 중이며, 금융당국 제보와 형사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상장사가 공시를 누락한 채 관계회사 지분을 헐값에 처분한 것은 자본시장 질서와 주주 이익을 훼손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도화 측은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상장사의 공시의무와 주주 이익 보호 원칙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가늠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고 공시 적정성 및 관련 법 위반 여부에 대해 책임 있는 판단과 조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 상법 이후 강화된 주주 보호 원칙이 형식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에 대한 당국의 판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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