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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대전·충남 통합 속도전, 주민 설득의 시간은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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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대전·충남 통합 속도전, 주민 설득의 시간은 충분한가

더불어민주당이 충남·대전 행정통합 논의에 다시 속도를 붙이고 있다.

1월6일 열린 민주당 충청특위 2차 전체회의에는 정청래 당대표가 1차 회의에 이어 재차 참석했고 당 안팎의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위는 인구 360만, 지역내총생산 190조 원 규모의 통합 경제권을 제시하며 2월 특별법 국회 통과와 6·3 지방선거 통합단체장 선출이라는 구체적인 시간표도 내놓았다.

정치적 동력은 분명해졌다. 광주·전남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충남·대전 역시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 그리고 이재명 정부의 ‘5극3특’ 균형성장 구상에서 충청권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맞물린 결과다.

이번 회의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 효과’는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논의가 본궤도에 오를수록 질문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통합의 정책적 필요성과 경제 규모 확대라는 기대 효과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왔다.

하지만 통합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은 숫자나 로드맵 그 자체가 아니다.

지역 주민의 일상에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변화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통합 이후 재정과 행정 서비스는 어떤 방식으로 재편되는지, 예산 편성과 세출 구조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통합특례는 어느 범위까지 적용되는지와 같은 문제는 추상적인 비전이 아니라 생활의 문제다.

교육·의료·사회복지·공공 안전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통합으로 인해 서비스 접근성이 실제로 개선되는지 아니면 지역 간 격차가 다른 방식으로 재생산되지는 않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의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통합의 당위나 정치적 명분을 앞세우기보다 변화의 결과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어떻게 닿게 될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통합이 거대한 행정 설계에 그치지 않고 시민 개개인의 일상 속에서 실제로 체감되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환기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회의에서는 일부 위원들로부터 ‘주민 수용성’과 ‘민주적 절차’의 중요성이 반복해서 제기됐다.

양승조 위원은 "통합 논의에서 주민 수용성과 주민 동의 여부가 핵심이라는 점을 짚으며 통합의 이익을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합의 주체는 정치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주민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주민 동의 절차에 대한 설계는 선택이 아니라 전제다.

주민투표 여부를 포함해 공청회와 타운홀미팅이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인지 충분한 정보 제공과 토론의 시간이 보장되는지에 대한 신뢰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

정청래 대표 역시 통합의 주인과 주체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민주적인 방식으로 의견을 묻고 시·도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린 통합 논의는 자칫 행정개편이 ‘정치 이벤트’로 소비될 위험도 안고 있다.

누가 통합단체장이 되느냐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합 이후 누가 어떤 비용을 감당하고 누가 어떤 혜택을 누리게 되는지 그리고 그 불균형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속도만 앞세운다면 통합은 지역 발전의 해법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충남·대전 행정통합은 분명 하나의 선택지다. 다만 그 선택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정치의 시간표보다 시민의 시간표가 먼저 제시돼야 한다.

통합이 가져올 변화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언어로 풀어내고 그 변화에 대해 주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재료를 충분히 공개하는 것. 지금 통합 논의가 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관문은 바로 그 지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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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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