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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13만 병이 어디로 갔나"… 하남시 '얼음냉장고' 예산 10배 늘리고도 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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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13만 병이 어디로 갔나"… 하남시 '얼음냉장고' 예산 10배 늘리고도 관리 구멍

강성삼 시의원 "수요 30명 공원에 하루 2000병? 자료 신뢰 무너져"… 증빙 없는 예산 집행 도마 위

▲하남시의회 강성삼 의원이 제344회 하남시의회 제2차 정례회 도시건설위원회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강 의원실 제공

경기 하남시가 폭염 대응을 위해 운영 중인 ‘얼음냉장고’ 사업이 예산 급증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관리 체계조차 갖추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성삼 하남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가 선거구)은 제344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현장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와 허술한 관리로 시민 혈세가 새고 있다”며 사업 전반을 강하게 비판했다.

8일 강 의원에 따르면 강 의원은 먼저 사업 예산이 2021년 1~2천만 원 수준에서 올해 2억 2500만 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지만, 정작 운영 효과를 검증하는 체계는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폭염 대응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예산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관리·검증 체계는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논란은 실제 수요와 맞지 않는 과다 소모량이다. 강 의원은 하남시청 앞 근린공원의 사례를 제시하며 “평균 이용객이 30~50명인 공원에서 운영기간 69일 동안 13만 3380병, 하루 2000병 가까운 물이 소비된 것으로 집계됐다”며 “현장 수요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비정상적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들도 ‘누가 이렇게 가져가는 것이냐’고 되묻는 상황”이라며 “자료의 신뢰성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투입 시 사진·영상 제로’…증빙 없이 예산 집행

강 의원은 특히 생수 반출·투입 과정을 검증할 최소한의 절차도 없는 점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시는 업체가 제출한 자료에 따라 하루 5회 공급량을 인정하지만, 투입 시점을 확인할 사진·영상이나 시간대별 투입량을 증빙할 자료는 전혀 확보하지 않고 있다.

그는 “확인 없는 예산 집행은 행정 기본을 벗어난 것”이라며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행정이 직접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벽 시간대 얼음냉장고에서 수십 병씩 가져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지만, 시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상시 모니터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 의원은 “정작 필요한 시민에게는 물이 없고, 누가 가져갔는지 확인도 안 되는 물량만 끝없이 소진된다”며 “2억 원 넘는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구체적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하루 전 구간 전수 모니터링 ▲투입 사진·영상 기록 의무화 ▲QR코드·앱 인증 기반 ‘1인 1병’ 자동 관리 시스템 ▲시청 앞 등 주요 지점에 자동판매기 방식 시범 도입 등을 제안했다.

강 의원은 “예산은 늘어나는데 관리·검증은 제자리”라며 “선심성으로 보일 수 있는 사업일수록 투명하고 철저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얼마나 가져갔는지, 실제로 얼마나 채워 넣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지금 방식은 더는 용납될 수 없다”며 “시민 혈세가 허투루 새지 않도록 ‘확인되는 관리’ 체계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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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상

경기인천취재본부 이백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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