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2·29 제주항공 참사 이후 첨예하게 얽힌 갈등 해결을 위해 유족 면담에 나섰으나 대화 자체를 거부한 유족 측 반발로 무산됐다.
김 장관은 26일 오후 4시30분께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내 분향소에서 유족들과의 만남을 시도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심사 예정이던 항공·철도사고조사법 개정안 심사에 대한 연기를 요청하고 유족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사고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유족들은 김 장관이 심사 연기 배경 등을 설명하기 위한 발언을 시작한 지 채 2~3분이 지나지 않아 마이크를 빼앗으며 대화를 거부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가 내달 4일로 예고한 공청회의 연기 권한을 국토부가 갖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 이어지면서다.
유족은 "권한도 없는데 뭐하러 왔나"면서 "듣고 싶지 않다"고 목청을 높였다.
유족 측의 고성으로 대화가 이어지지 못하자 김 장관은 만남 시도 10여분만에 자리를 떠났다.
이날 현장에는 무안공항 재개항을 촉구하는 주민들도 찾아와 지역경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을 설명하며 신속한 재개항을 촉구하기도 했다.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김 장관은 면담 시도 목적과 관련해 "지금 상정된 개정안대로 결정되면 기존 국토부 내 조직이 그대로 총리실로 옮겨지게 된다"면서 "추후 유족들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심사를 연기한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고자 현장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 측이 요구하는 공청회 연기와 관련해서 "사조위의 공청회 연기 권한이 국토부 장관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무안공항 재개항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을 논의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유족들과 대화를 계속 시도해서 실마리를 푸는 게 선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안공항은 사고 이후 1년여 째 내부 분향소가 차려져 있어 재개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족들은 공항에서 전면 사고 재조사 등을 주장하며 재개항을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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