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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지정에서 종묘의 건축물 자체는 비중이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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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지정에서 종묘의 건축물 자체는 비중이 높지 않다?

오세훈 시장 발언, 일부는 맞고 일부는 과장되거나 왜곡된 해석…한국의 갯벌도 멸종위기 철새 기착지로 가치가 크다는 점 인정받아 세계유산 등재

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묘의 세계유산지정' 이유로 "건축물 자체는 비중이 높지 않은 것으로 이해한다"고 한 발언은 세계유산 등재 기준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시장은 18일 서울시의회 제333회 정례회에 출석해 “종묘의 세계유산지정 이유는 종묘 정전의 건축학적 아름다움과 종묘제례악과 같은 콘텐츠, 소프트웨어가 지정 이유이지 건축물 자체는 비중이 높지 않은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 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일부는 맞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건축물 자체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표현은 과장되거나 왜곡된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종묘는 단순한 건축물만이 아니라 제례악 등 의례문화가 지속돼온 유산이라는 점이 유산의 중요한 가치라는 점에서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유네스코 등재 기준에서도 ‘건물 (건축양식)’을 핵심 요소로 삼고 있으며, 국가유산청 자료에도 "종묘의 건축양식은 세계적으로 독특한 양식… 유교사당의 표본"이라며 건축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세계유산은 '세계유산협약'(1972)에 의거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돼야 할 뛰어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있다고 인정해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한 유산으로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분류된다.

종묘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 및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유교사당으로서 가장 정제되고 장엄한 건축물 중의 하나로 꼽힌다. 종묘는 태조 3년(1394) 10월 조선 왕조가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그해 12월에 착공하여 이듬해 9월에 완공하였으며, 곧이어 개성으로부터 태조의 4대조인 목조, 익조, 도조, 환조의 신주를 모셨다.

종묘는 제왕을 기리는 유교사당의 표본으로서 16세기 이래로 원형이 보존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닌 의례공간이다. 종묘에서는 의례와 음악과 무용이 잘 조화된 전통의식과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종묘는 세계유산기준에 따른 등재기준 (Ⅳ)등급, '인류 역사의 중요한 단계(들)를 예증하는 건조물의 유형, 건축적 또는 기술적 총체, 경관의 탁월한 사례'로 평가돼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따라서 오세훈 시장의 발언처럼 종묘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때 "건축물의 비중이 높지 않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할 수 있으며 "건축물 자체의 중요성을 의도적으로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실례로,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2021년 대한민국의 서남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서천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 등 4곳의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이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세계적으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한국환경회의는 '한국의 갯벌'이 "지구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된다"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종묘가 세계적으로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닌 '의례공간'으로 인정받아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듯, 한국의 갯벌도 갯벌 자체 뿐 아니라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이 멸종위기 철새 기착지와 분리할 수 없듯이, 종묘 역시 세계유산 등재 기준에 건축물 자체의 비중은 높지 않다고 임의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묘(宗廟)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과 관련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그렇게 압도적으로 눈 가리고 숨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를 정도의 압도적 경관은 전혀 아니다"라고 18일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제333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국민의힘 김규남 시의원의 관련 질의에 재개발 시뮬레이션 3D 이미지를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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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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