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병곡중학교 내 고래불 작은 미술관에서 경상북도교육청의 문화예술체험비 지원사업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제6회 고래불 작은 미술관 박정일 사진작가 초청전 ‘순환의 영원을 기억하다’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도시 재생이나 지방의 소멸 위기로 인해 변화되어가는 공간과 소외된 공동체의 삶을 렌즈를 통해 기록해온 그동안의 작품 20여 점을 영덕산불의 기록인 석리마을과 함께 선보인다.
박작가는 2019년 홍콩의 민주화운동을 기록하며, 부산 사하구의 무지개 공단 건설로 사라지는 홍티마을, 오랜 세월 힘든 삶을 살아온 경주 천북의 한센인 마을, 대전역 소제동 일대에 산재해있는 근대문화유산 철도관사마을, 의성의 근대산업유산인 성광성냥공업사, 대구 복현동의 6.25피란민촌, 그리고 최근 경북산불로 마을 전체가 소실된 영덕 석리마을 등을 사진으로 기록해오고 있다.
박작가는 “올해 3월 말 영덕산불의 피해 지역인 바닷가 석리마을을 다시 찾았다. 집들과 나무는 성한 것 하나 없이 모두 새카맣게 타버려 주저앉았고, 마을에는 아직도 코를 찌르는 듯한 매캐한 냄새와 잔불의 흰 연기가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지금은 전소된 주택의 잔해가 모두 철거되어 그곳에는 낙석과 토사의 붕괴를 막기 위한 방수포가 덮여있다. 현재 마을 바로 뒤편에는 임시로 만들어진 조립식 건물에서 주민들이 함께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역의 소외된 주민들과는 서로 유기적으로 화합하고 학생들에게는 애향심의 고취와 더불어 문화예술을 직접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마련했다.
김상기 병곡중 교장은 “지역의 남아있는 공간들을 예술 활동의 장으로 활용하여 학교의 구성원과 지역민들 간의 유기적인 어울림으로 화합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길 바랍니다. 이번 박정일 작가의 사진전은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 학생들에게는 기록자로서의 시각과 깊은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귀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작가님의 솔직하고 울림있는 작품을 통해 가을의 정취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소중한 가치들을 마음껏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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