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법에 따라 지방정부가 하계올림픽 등 국제경기대회의 성공적 유치를 위해선 7단계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첫 번째 단계는 지자체가 사전타당성(사타) 용역을 통해 지방의회의 의결 권고를 받아야 한다. 지방의회 의결 전에 사타 조사는 선행 필수이다.
2단계는 지자체가 국제종합대회 개최계획서와 이행각서, 시설물 사용 허가 등을 대한체육회에 제출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지자체가 문화체육관광부에 '국제행사 개최계획서'와 '사타 조사 결과 보고서', 사업비심층조사와 정책성 등급조사 신청서 등 5개 서류를 넣어야 하는데 이게 3단계이다.
전북자치도는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사타 조사를 올 연말까지 연장한 만큼 10단계 중 3단계 절차를 밟고 있는 셈이다.
문체부의 국제행사심사위원회 심의(4단계)→문체부 적격심사 검토의견서 등 기재부 제출(5단계)→기재부 국제행사심사위 심의(6단계) 등을 거쳐 정부와 지자체는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유치신청서를 제출(7단계)해야 하는데 이때 국비와 지방비·민자 등을 정확히 적시해야 한다.
만약 하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 정부·지자체의 조직위 설립과 활동(8단계) 등을 통해 조직위의 대회 개최(9단계)와 지자체의 국제행사 개최 결과 보고(10단계) 등으로 이어진다.
전북자치도는 6일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 추진현황' 브리핑에서 "경기장 신설을 제로화하고 지방도시 간 연대를 위해 서울을 비롯한 지자체들과 협력하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자체 연대전략'을 거듭 밝혔다.
전북도가 사전타탕성 조사 보완에 들어갔지만 경기장 재배치 외에 숙박과 교통 등 과제는 여전한 실정이다. 이 사안은 올해 10월에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을 받는 등 문제가 됐다.
우선 전북자치도는 당초 하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한 경기장 37개소 중에서 신설 4개와 기존 시설 활용 22개, 임시시설 11개 등을 대한체육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설 4개를 백지화하고 서울경기장을 활용키로 하는 등 경기장 배치계획을 새로 짠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종목별 경기장 배치계획(안)에 따르면 하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필요한 51개 경기장 중에서 기존 건축물을 개선하는 것이 13개이고 리모델링은 5개로 알려졌다. 임시 경기장 활용도 당초 11개에서 14개로 늘어나게 된다.
임시 경기장과 선수촌과의 거리는 대부분 50㎞ 이내이지만 새만금 수변도시 일원에서 개최될 카누 스프린트 등 일부는 67㎞ 이상 되지만 국제규격에는 '적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자치도는 임시 경기장 활용과 관련해 "장기적으로 경기장을 통한 유산 활용이 어려울 경우 설치하되 목재의 활용성과 태양광 설치로 탄소중립과 '제로에너지' 올림픽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또 저비용·고효율 대회운영을 위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임시 경기장을 설치하고 IOC 혁신안에 따라 활용을 최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숙박과 교통이다. 숙박시설의 경우 주요 관계자 숙박을 위한 객실 4만개와 관광객 등을 위한 별도의 4만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의 관광숙박업과 기업연수시설 등을 모두 포함한 민간숙박시설은 870개 업체에 2만3000개 객실로 요약된다. 이는 건립 예정인 시설까지 모두 포함한 규모이다.
청소년 수련시설과 대학교 생활관, 기타 숙박시설 등 각종 유관기관의 수용인원 1만4000여명을 합치면 그나마 형편은 조금 나아진다.
체육 전문가는 "숙박시설이 부족한 것도 그렇지만 IOC가 개최도시 협약서에 올림픽 주요 관계자 '그룹별 객실 수'와 '호텔 등급'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IOC가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4만개 객실의 대략 10% 가량은 4~5성급 호텔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숙박시설 확충과 고급화의 2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셈이다.
전북지역 관광숙박업은 4성급 6개소에 3성급 5개소, 2성급 8개소, 1성급 31개, 미지정 10개소를 비롯해 한국전통호텔, 가족호텔, 소형호텔, 호스텔, 휴양콘도미니엄 등을 포함해 총 73개소 5700객실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자치도는 숙박 문제 해결을 위해 실버타운형 호텔을 건립하고 시니어 레지던스도 확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대회가 종료된 이후에는 민간에 분양하거나 임대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국내 고령층 인구의 주거시설로 활용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방문객을 위한 숙박시설도 과제 중 하나이다.
'2024 파리올림픽'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동안 방문객은 1120만명으로 내국인 85%(952만명)에 수도권 거주민이 45%(428만명)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외 내외국인 포함한 총 외래방문객은 약 692만명이며 올림픽 대회기간인 17일로 나누면 1일 40만명 수준이었다.
전북지역 내 일반숙박시설 중 40실 미만의 소규모 숙박시설은 총 1360여개소에 2만7000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일반 관람객 숙박시설로 활용하고 2인 1실로 배정할 경우 약 5만4000명 수용이 가능해진다.
도내 대학교 생활관과 각종 기관·기업 연수기관의 숙박시설을 가동할 경우 1만50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지만 한계는 있다.
전북자치도는 인접한 대전·충남이나 광주·전남과의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일반 관람객 분산 숙박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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