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입을 통해 말이 되고 말은 펜을 통해 글이 된다. 단군 이래 가장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양극화 현실에서 삶의 주체는 노동자와 농민이다. 그러므로 그 삶은 비기득권층 다수가 겪는 체험적 삶을 말한다. 체험은 직관적이다. 경험은 주체자의 인식에 새겨진다. 주체자의 인식은 동학혁명 주체 세력이 되었고 독립항쟁기 주체 세력이 되었고 군사독재기 주체 세력이 되었고 미래 주체 세력이 된다.
2025년 이재명 정부는 기득권 대 반기득권 경제 간극을 메우자며 국민 주권 시대를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협상과 미국방전략 변화를 세계에 던졌다. 78년 만에 검찰청 폐지가 국회를 통과했다. 혁명의 날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때에 내란 세력을 밝혀내야 하는 주체인 우리에게 말과 삶이 하나 라는 이오덕 선생님의 말씀은 강력한 혁명 무기가 된다.
말은 소리다. 말소리는 발화된 생각이 사람 귀에 들려오는 현상이다. 1446년 10월 9일 세종대왕은 한글을 반포했다. 훈민정음 서문에 우리나라 말이 중국글자말과 달라서 서로 통하지 않는 까닭에 그 어려움을 헤아려 우리 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반들은 훈민정음의 가치를 우습게 여겼다. '사람이 말하는 글'인 언문은 교육 못 받은 계층이나 쓰는 것이라며 지체현상을 일으켰다. 그러나 한문교육에서 소외되었던 여성과 노비들은 훈민정음 덕분에 글자를 깨우쳤다. 새소리 바람 소리 빗소리 냇물 소리를 글로 표현할 수 있었다. 백성은 노동자로 농민으로 살면서 생활 속에서 내뱉는 말로 마을 이름을 불렀다. 산에 이름을 붙여줬다. 앞마당 개울에도 이름을 지어주었다. 말과 삶이 하나가 되어 살았다. 그래서 민중의 생활에는 직관이 살아있다. 마치 체험이라도 한 듯 그들의 글은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
450년 뒤 1894년 11월 21일 고종이 대한제국 칙령 제1호로 한글을 국가 공식 문자로 지정했다. 모든 공문서에 한글 사용을 실시했다. 한글 위상이 높아졌다. 한글 교육과 사용 확산 계기가 됐다. 구전으로만 내려오던 아리랑을 최초로 악보로 옮긴 헐버트는 육영학원 교수로 고종에게 초빙되어 조선에 왔을 때 사람들이 평상시 하는 말을 듣고 3년 만에 한국어를 익혔다. 조선인들은 즉흥곡을 잘한다. 조선인들이 노래하면 워즈워드 같은 시인이 된다. 오래지 않아 한국은 세계에 우뚝 설 것이다. 중국 일본도 한글을 공식 문자로 사용하면 좋겠다면서 중국에 한글 사용 제안도 했다.
말은 곧 혼이다. 말을 잃은 우리 민족은 혼 빠진 삶 강요에 항거하여 1925년 4월 17일 지금의 서울 롯데백화점 주차장 자리에 있던 근택 빌딩에서 조선공산당을 창당했다. 사회주의 정당이 한반도 최초로 탄생했다. 조선공산당 영향을 받아 사회주의 문학단체 카프가 결성됐다. 일상에서 쓰는 현실음을 중요하게 여긴 임화는 민중 전통을 살려 1927년 시뻘겋게 헐벗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시 <혁토>에 담았다. 혁토赫土는 붉은 땅에서 신음하는 조선 민중을 상징한다. 임화는 1929년 <네 거리의 순이>, <우리 오빠의 화로> 등 시를 수단 삼아 노동자와 농민 입장에 서서 독립 운동을 했다.
삶은 발 딛고 사는 사회 현실과 분리될 수 없다. 땅도 주권도 빼앗긴 시대. 민중 언어야말로 살아있는 행동으로 사회에 기능했다. 조선 민중이 외친 말은 현실주의적 언어관으로 글을 쓴 임화를 통해 혁명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임화는 1932년 카프 서기장이 되었다. 시인 김수영은 삶이 글과 한 몸통임을 원했던 세계적인 조선 민중 언어철학자 임화를 스승처럼 존경했다. 해방 전 시인 정지용은 민족주의자 임화를 제일 무서운 인물이라 했다.
시대 현실은 언어 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이오덕 선생님은 조선공산당 창당과 카프 동맹이 결성된 1925년에 경북 청송에서 농사꾼 아들로 태어났다. 1944년 청송 부동국민학교 교사로 발령받았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 데리고 산에 올라가 관솔을 구해와야 했다. 기름을 짠다고. 개울가 자갈돌을 주워 와야 했다. 공사하는 데 쓴다고. 20년 전 조선공산당이 빈민 학령 자녀들에게 필요한 의식과 교육용품을 국가 경비로 공급할 것을 선언한 강령은 일제와 미제국주의 총칼 앞에서 일찍이 묵사발 되었다. 식민시대에 민족혼을 불사른 철학자 임화 시인의 민중 언어 정신을 이어받은 시인 이오덕 선생님은 아이들 가르치는 일보다 더 많은 근무 외 노동을 강요당해야만 했다.
교사는 노동자가 아니라 교육자라는 말에 반박했다. 맞다. 가르치는 일은 교사 행위로 나타나는 노동이다. 교사는 일하는 사람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땀흘리는 노동자다. 1963년 4월 17일 박정희는 '노동절' 명칭을 '근로자의 날'로 바꿔버렸다. 근로는 부지런히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은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해 육체적 정신적 노력을 기울이는 행위를 뜻한다. 둘 중 어떤 단어가 더 적합한가. 노동은 근로보다 일 자체에 더 초점을 둔다. 단어를 올바르게 선택해야 그 의미가 힘 있게 전달된다. 2025년 9월 이후 '근로자의 날'은 다시 '노동절'로 제 이름을 되찾았다. 우리는 지금 5월 1일을 노동절로 지낸다.
독립항쟁기 미군사정권기 군사독재기를 겪으며 천사같이 뛰노는 아이들에게서 천국을 본 교사 이오덕은 1986년 전두환 군부정권이 교육행정으로 지나친 간섭을 하자 획일주의 입시진학 출세주의 비판 글을 썼다. 선생님은 우리말로 우리 민족을 살리고자 한 철학자였다.
우리 삶이 바로 서면 우리 말도 바로 선다. 밖에서 들어온 잡스런 말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으니 첫째는 중국글자말이요. 둘째는 일본말이요. 셋째는 서양말이다. 이 세 가지 바깥말이 들어온 역사도 중국글자말-일본말-서양말의 차례가 되어 있는데 중국글자말은 가장 오랫동안 우리 말에 스며든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일본말은 중국글자말과 서양말을 함께 끌어들였고 지금도 끊임없이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 깊은 뿌리와 뒤엉킴을 잘 살펴야 한다. 정말 이제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넋이 빠진 겨레가 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겠다. 지식인이나 학생들이 책상 앞에 앉아서 말을 만들어내는 것은 관청의 관리들이 제멋대로 말을 만들어내는 것과 다름없이 겨레말을 어지럽힌다.
오늘날 우리가 그 어떤 일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외국 말과 외국 말법에서 벗어나 우리말을 살리는 일이다. 민주고 통일이고 그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데 말이 아주 변질되면 그것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다. 한번 잘못 병들어 굳어진 말은 정치로도 바로잡지 못하고 혁명도 할 수 없다. 그것으로 우리는 끝장이다. 또 이 땅의 민주주의는 남의 말과 남의 글로써 창조할 것이 아니라 우리말로써 창조하고 우리말로써 살아가는 것이다. 말이 아주 변질되면 그것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다. 한번 잘못 병들어 굳어진 말은 정치로도 바로잡지 못하고 혁명도 할 수 없다. 그것으로 우리는 끝장이다. 또 이 땅의 민주주의는 남의 말과 남의 글로써 창조할 것이 아니라 우리말로써 창조하고 우리말로써 살아가는 것이다.
제3회 단재상을 받은 우리 말 바로 쓰기 운동가 이오덕은 '짓' 字와 '쓰' 字, 단 한 글자를 바꿔 사용함으로 글쓰기를 접근하기 쉬운 세계로 우리를 안내했다. 어릴 적 학교. 글짓기 시간. 칸 칸 빼곡한 원고지를 뚫어지게 쳐다보면 두껍게 쌓아 올린 빨간 벽돌 벽 앞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그 시간은 내게 벽을 뚫고 지나가라고 강요하는 것 같았다. 그때 '글짓기'가 아니라 '글 쓰기'가 내 뇌에 도착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속 생각을 토해내지 않았을까. 글을 쓰는 것은 발원지에서 생겨난 물이 냇물이 되어 졸졸 흐르듯 마음에서 저절로 생겨나는 말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필을 통해 종이 위에 그냥 옮겨쓰면 되는 것이다. 생각을 글자로 옮기는 표현 행위엔 별다른 지식이 필요 없다. 현실은 적나라한 몸 체험이기 때문이다.
선생님 떠나신 지 22년. 날이 갈수록 순우리말 대신 외래어가 홍수 지듯 넘친다. 초등학생 손녀의 일상대화에서조차 준말이 횡행한다. 못 알아들으면 꼰대 취급받는다. 우리말이 이렇게 많이 손상되는 중에도 노벨문학상 받은 소설가 한강을 계기로 K-광주에 이어 K-민주주의 K-POP DEMON HUNTERS K-가곡 K-한글은 꾸준히 세계로 확산 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뉴욕 유엔 본부에서 토의 개시에 앞서 약식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무척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UN은 세계평화를 책임지는 연합국 기구다. 제2차세계대전에 참가한 연합국가들 동맹이다. 세계 속 코리아 위상을 느낀다. 세계 정치 지형 변화가 급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역사에 남북 평화 공존 모범사례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
언어와 현실은 둘이 아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는 욕망이 담겨있다. 욕망이 사회 규제로 내부에 억압되어 있다가 외부로 나온 결과가 행동이다. 12.3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은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를 밑도 끝도 없이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완전 무장한 특수부대를 동원해 국회를 침탈했다. 세계 각국 방송에 생중계되었다. 경험은 우리들 인식에 새겨져 있다. 동학혁명 독립항쟁 민주항쟁 촛불혁명은 남태령 트랙터 군단 젊은 응원봉 군단 빛의 혁명으로 이어졌다.
1925년 11월 14일 태어나신 이오덕. 백 주년 기림 행사가 2025년 11월 14일(금) 오후 3시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그동안 이오덕 철학을 이어받은 미래 지도자가 많이 배출되었다. 수의로 마지막 시 한 수를 손수 지어 입고 새가 되어 날아가신 참 스승. 햇빛 환한 천국에서 우리들 귓가에 속삭이신다. 현실에 대응하는 삶의 주체여! 반민족행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라. 내란 정권이 임명한 검사가 이재명 정부에서도 진급하는 현실이다. 반민특위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라. 우리 말을 잘 살려 희망 품은 미래로 나아가자. 말과 삶은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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