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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적자 늪에 빠진 안동국제컨벤션센터, 지역 거점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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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적자 늪에 빠진 안동국제컨벤션센터, 지역 거점으로 거듭나야

표류하는 안동국제컨벤션센터, 더는 방치할 수 없다

[권광택 경상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안동국제컨벤션센터는 경북 북부권 경제 활성화와 마이스(MICE) 산업 육성을 위해 2022년 문을 열었다. ‘3대 문화권 문화·생태 관광기반 조성사업’의 핵심 시설로, 개관 당시에는 지역 발전의 신호탄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불과 3년이 지난 지금,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시설은 ‘전시행정의 상징’이 되고 있다.

국비와 지방비 1천843억 원이 투입된 컨벤션센터는 2022년 –26억, 2023년 –49억, 2024년 –5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매년 손실이 커지고 있다. 회의나 전시가 열리지만 활용도는 낮고,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기대에 못 미친다.

감사원 감사 결과, 사업 추진 과정의 구조적 결함도 드러났다. 안동시는 자격 미달의 특수목적법인(SPC)과 위탁 계약을 체결했고, 호텔·상가 개발을 제3자가 매입하도록 허용하는 절차상 문제까지 있었다.

민간 수탁자는 최근 2년간 4억5천만 원의 이익을 챙겼지만, 정작 핵심 개발사업은 한 발짝도 진전되지 않았다.

운영 주체인 한국정신문화재단 역시 출연금과 대행사업에 의존하며 자립 기반이 없다. 출연금은 2022년 16억 원에서 2025년 추경 기준 67억 원으로 급증했지만 자체 수익 모델은 부재하다.

예산 이월과 잉여금 전환이 반복되며 실질적 운영 자립은 요원하다. 인력 20명 중 정규직은 4명뿐이라 전문성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입지와 연계성의 한계도 뚜렷하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변에 숙박·먹거리·볼거리가 부족해 방문객들은 행사가 끝나면 곧장 떠난다. 지역 상권과의 연결 고리가 약하니 시민 세금으로 행사를 치러도 경제 효과는 미미하다.

이제는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 컨벤션센터가 단순한 대관시설이 아닌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발전해야 한다. 하회마을, 도산서원, 병산서원, 봉정사 등 안동의 세계문화유산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해 참가자들이 머무르고 소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교통과 숙박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 KTX 안동역과 고속도로, 대구·청주공항을 잇는 셔틀망을 구축하고 인근 숙박시설과 협력해야 한다.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의 숙박시설을 활용하고, 향후 수요 증가에 대응한 확충 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

또한 지역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상설관이나 푸드존을 운영해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소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컨벤션센터가 지역민과 상생하는 진정한 문화·경제 허브로 거듭날 수 있다.

현재 경북에는 경주·구미·안동 세 곳에만 컨벤션센터가 있다. 안동컨벤션센터의 부진은 안동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북 마이스 산업의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경북도와 안동시, 그리고 시민이 함께 냉정하게 진단하고 과감히 체질을 바꿔야 한다. 컨벤션센터가 외딴 건물이 아닌, 지역경제의 중심 거점으로 다시 서야 할 때다.

▲ 권광택 경상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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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대구경북취재본부 김종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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