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의 안일한 답변 태도가 논란이 됐다. 여당 의원들조차 "답변 태도에 주의해달라"고 말했고, 턱을 괴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던 최 처장은 혼쭐이 났다.
과거 막말 논란으로 임명 직후 구설에 오른 최 처장은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인사혁신처·소방청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행안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으로부터 "'김경수·김두관·김부겸·김동연 같은 분들은 고위공직을 맡으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그 입장 그대로 견지하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최 처장은 "그때 당시에 역량 진단과 평가한 결과가 그렇다는 걸 말한 거다. 업데이트가 아직 안 됐다"고 얼버무렸다.
이에 서 의원이 "지금 그 입장을 업데이트 한 번 해보자"며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 대한 인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자, 최 처장은 "상세한 인과관계를 파악하지 않고는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 정부에서 임명된 일부 인사들과 '이 대통령 사법연수원 동기' 등 친분 관계를 언급하며 서 의원이 적절한 인사인지 거듭 묻자 최 처장은 "유능한 사람은 유능한 사람을 알아본다"고 답했다. 이에 서 의원은 "그게 지금 인사 전문가가 할 말인가"라며 실소했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투명한 인사 시스템을 통한 인사를 하겠다'는 것이 국민이 원하는 답 아닐까"라며 최 처장의 답변을 지적했다.
이어서 윤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최 처장의 늦은 대응을 질타했다. 윤 의원은 "저에게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화재 발생 42시간이 지난 뒤에 피해 사실을 처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며 "인사혁신처는 화재 발생 25시간이 지나서 'G드라이브 어떻게 되나요'라고 국정자원으로 전화한다. 화재 다음 날인 9월 27일 밤 9시 40분인데, 인사혁신처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 중 하나 G드라이브가 소실됐다는 건 국정자원에서 27일 아침에 미리 알려 줬다. 그런데 화재 발생 25시간 뒤에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최 처장은 "그렇지 않다"며 중언부언하다가 "처장은 확대 간부회의를 언제 개최했나"라는 윤 의원의 물음에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공무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정부 클라우드 저장소 G드라이브의 소실로 인사혁신처 서비스에 즉각적인 문제가 발생했지만, 최 처장이 화재 이튿날까지 출근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윤 의원은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기관장은 곧바로 상황을 장악해야 한다. 처장은 화재가 난 다음 날까지 인사혁신처로 출근한 적이 없다. 서울 자택에 있었나"라고 물었다. 최 처장은 "네"라고 했다.
하지만 최 처장은 "우리 인사혁신처 직원들이 일반 공무원과 다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자신이 출근하지 않은 이유를 "우리는 대민 서비스를 하는 게 아니니까, 진짜 대민 서비스를 하는 각 부처가 먼저 그것(G드라이브)을 다 복구하도록 우리는 가서 아우성치지 말자는 이야기를 차장인가, 비서실장이 얘기해 제 머릿속에 각인됐다"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감동 먹은 게 뭐냐 하면, 우리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참고 먼저 다른 부처가 그것을 다 복구한 다음에 나중에 해도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처장님, 저한테도 인내심에 한계가 있다. G드라이브는 복구가 안 된다"며 "복구 안 되는 걸 복구된다고 생각한 것도 문제고, 그렇게 보고 받았다면 더 문제고, 공무원 탓을 하는 것도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기관장으로서 태도, 자세를 제가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제발 기관장답게 하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 또한 최 처장을 향해 "이 자리는 국민을 대표해 의원들이 묻는 자리다.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질문의 취지에 맞는 답을 하라"며 "자기주장을 계속 강변하려는 느낌이 든다. 답변 태도를 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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