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0일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에서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조사받은 양평군 소속 공무원이 사망한 데 대해 "조폭 같은 특검이 미쳐 날뛰어도 모두가 침묵하는 그런 나라가 됐다"며 날을 세웠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직자 한 명이, 평범한 국민 한 명이 특검의 무도한 수사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제 이 무도한 권력을 막을 힘이 어디에 있는지 참담하기까지 하다. 저는 그 마지막 힘을 국민들에게 기대했었다"며 "독재는 국민의 무관심과 침묵을 먹고 자란다고 말씀드렸다. 어쩌면 이미 결정적인 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는 "고인이 남긴 진술서"라며 손 글씨가 적힌 종이를 꺼내 들고, 이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종이에는 고인의 실명을 비롯해 특검 조사와 관련한 기록, "특검에 처음 조사받는 날 너무 힘들고 지치다.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 등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그밖에 "계속되는 김 팀장님의 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다가 10시경 강압적인 윤 수사관의 무시 말투와 강압에 전혀 기억도 없는 진술을 하였다", "김선교 의원님은 잘못도 없는데 계속 회유하고 지목하란다", "집에 와서 보니 참 한심스럽다" 등 내용을 장 대표는 그대로 읽었다. 국민의힘은 이 메모를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했다.
장 대표는 이를 읽던 중 울컥하는 목소리를 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양평군수 출신 김선교 의원은 손수건을 눈에 가져다 대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장 대표는 자신의 발언 말미, "고인의 진술서 한 장이 무너져 내리는 대한민국을 막고, 더 이상의 희생을 막고, 특검의 무도한 망나니 칼춤을 막는 거룩한 희생이 되기를 마지막으로 바라겠다"며 "따로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말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장내에는 "고인의 변호사"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박경호 변호사(국민의힘 대전 대덕구 당협위원장)가 자리에 남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박 변호사는 전날 선임돼 고인을 전날 처음 봤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장 대표가 읽은 고인의 자필 메모는 제가 어제 고인을 상담하면서 직접 확인한 내용들"이라며 "저는 고인 유족과 협의해서 불법 수사로 선량한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특별검사와 담당 수사관들을 직권남용 가혹행위, 허위공문서 작성 등으로 고소해 엄중한 법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미 무혐의 불송치 사건을 가지고 억지로 조작하다가 이런 사달이 벌어진 게 아닌가", "심야 조사할 땐 서면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분 얘기로는 안 받았다고 한다"고도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진술서 공개와 관련해 "유족에서 승낙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차원에서 이를 공개하는 것에 동의했냐는 물음에는 "제가 동의를 얻었다"며 "변호사가 하든, 국민의힘이 하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만 했다.
앞서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0분경 양평읍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양평군 A면장인 50대 남성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지난 2일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 관련 사건 중,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특검에 출석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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