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흥타령춤축제 개막식 날, 시민들은 믿기 어려운 장면을 목격했다. 충남 천안시의회 의장의 차량이 무려 1시간 동안 장애인 전용주차장을 가로막고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운전원 실수 아니냐”는 궁색한 변명도 나왔지만, 속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고개를 저었다.
김행금 의장은 원래 운전원에게 현장 수행은 물론 사진 촬영까지 시켜왔다. 공식 수행원 외에 운전원까지 수행원처럼 부려온 셈이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최근 충남시군의장협의회가 북유럽 연수를 추진할 때다.
15개 시군 의장 중 유독 김 의장만이 수행원 2명을 고집했다.
그 이유가 가관이다. “천안은 충남 수부도시니까” 시민의 대표가 아니라 제후국의 영주쯤 되는 착각 아닐까.
인사도 내 뜻대로, 인사위원회도 내 사람으로, 윤리심사자문위원도 내 입맛대로.
천안시의회가 민주적 의사기관인지, 개인 봉건 영지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오죽하면 같은 국민의힘 의원조차 “의장은 왕이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일갈했을까.
이번 불법주차 사건은 더욱 심각하다. 단순히 장애인 주차면에 들어간 게 아니다. 법은 명확하다. 장애인 전용주차면 점용은 과태료 10만 원, 출입로를 막아 장애인 이용을 방해하면 과태료 50만 원이다.
시민 세금인 법인카드로는 낼 수도 없다. 반드시 사비로 내야 한다. 설마 운전원에게 대신 내라 하지는 않겠지.
천안시가 이번 과태료를 엄정 부과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다.
시민들이 낸 혈세로 왕 노릇을 해왔을지 몰라도, 과태료까지 시민이 대신 내줄 일은 없다.
김행금 의장에게 드린다.
“의장은 왕이 아니다. 천안에는 왕좌도, 신민도 없다. 오직 시민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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