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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신분인데 호주로 도피하려던 '런종섭'…출국금지 해제 의혹에 "어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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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신분인데 호주로 도피하려던 '런종섭'…출국금지 해제 의혹에 "어이없다"

이종섭 전 장관, 특검 참고인 출석…"번복된 것 없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하고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금지가 된 상황에서 호주 대사로 임명돼 논란이 됐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출국금지 해제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17일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이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에게 출국 금지 해제와 관련한 서류를 부탁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출금 해제 문제는 너무 어이없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말씀을 안 드리겠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2023년 10월 공수처에 고발 조치 됐고 이후 공수처는 그해 12월 7일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다음날인 12월 8일 출국금지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날 외교부는 이 전 장관에게 호주대사로 내정됐다고 통보한 이후 인사 검증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장관 측이 본인에게 적용된 출국금지를 해제하기 위해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에게 연락해 해제 관련 절차를 문의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지난 8월 28일 특검은 법무부 고위 간부가 이 전 차관이 출국금지 심의위원회 절차를 묻고 관련 서류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MBN이 보도했다.

이 전 차관은 이같은 특검의 조사에 대해 방송에 "이 전 장관으로부터 문의를 받고, 공개된 파일을 전달해준 것"이라며 "개인적 도움을 준 것일 뿐 어떤 불법적 행위도 없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후 이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됐고 7일 공수처에서 4시간 동안 약식 조사를 받았다. 이어 법무부가 다음날인 8일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10일 호주로 출국하면서 실제 대사 부임이 현실화되기도 했다.

한편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수사 결과와 관련해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이른바 '격노'이후 입장이 번복됐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번복된 것 없다. 그동안 쭉 밝혀왔던 입장을 생각하시면 된다"라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의 이른바 '격노설'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규명 지점이다. 지난 2023년 7월 31일 오전 용산 대통령집무실에서 윤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는데,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에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해병대 수사 결과를 보고 받은 윤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격노하면서 이후 수사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이 골자다.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는 대통령의 '격노'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수석비서관 회의가 11시 대통령실에서 열렸고 통화는 11시 54분에 이뤄졌다. 이 통화 이후 이 전 장관은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해 전날 본인이 결재했던 조사 결과를 뒤집고 경찰에 사건 이첩 보류를 중지시켰으며, 해병대는 이날 오후로 예정돼 있던 언론 브리핑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는 박정훈 당시 수사단장이 2023년 8월 군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와도 일치한다. 이에 따르면 이날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은 박 단장에게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주재 회의에서 1사단 수사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결과 발표 취소) 되었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후 대통령의 개입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당국자들은 이 격노설을 계속 부인해왔는데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특검이 시작되고 수사에 들어가면서 당시 비서관이었던 일부 인사들이 윤 대통령의 격노설이 사실이라고 증언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10일 이충면 당시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은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당시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임기훈 국방비서관에게 화를 내는 것으로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다음날인 11일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안보 실세로 통하던 김태효 당시 1차장 역시 특검에 출석해 이와 유사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5일 왕윤종 당시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도 윤 대통령이 임기훈 비서관에서 화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관련자들의 진술이 이어지자 7월 21일 이종섭 전 장관은 18일 특검에 발송한 의견서에서 지난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50분경 윤 전 대통령이 본인에게 전화를 걸어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 결과에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전 장관 측은 해당 의견서에서 "안보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 조사 및 조치 의견을 보고 받고 탐탁하게 여기지 않은 대통령께서 2023년 7월 31일 이 전 장관에게 전화해 군 조직을 걱정하는 우려를 표명한 기억은 남아 있다"면서 윤 전 대통령이 수사 결과에 불만을 가졌다는 점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떳떳하지 못한 통화였다면 그 내용이 보다 구체적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을 텐데, 당시 통화가 통상적인 대통령과의 소통이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며 윤 전 대통령이 당시 '격노'를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또 윤 전 대통령이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 특정인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거나 이첩을 중단하라고 하는 등의 구체적인 지시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전 장관이 대통령과 통화에 대해 말을 바꿔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구체적 지시가 없었고 '격노'는 하지 않았다는 이 전 장관의 진술을 사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2023년 9월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받으셨습니까? 통화하셨습니까?"라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의원의 질문에 "이 건과 관련해서 통화한 게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30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혐의를 심리하고 있던 군사법원에 제출된 휴대전화 통신기록에서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 2023년 7월 31일뿐만 아니라 8월 2일, 8월 8일 등 주요 국면에서도 수 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17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열린 '호주 도피성 출국' 의혹 관련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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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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